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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한진重 '흔들'…유통·건설까지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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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등 켜진 부산경제]
    한진, 일감없어 조선소 작업장 빌려주고…협력업체도 인원 절반 감축 채비

    부산시 봉래동 한진중공업을 찾은 지난 14일 오후. 한창 때 수천명이 일하던 현장에선 직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배를 만들던 3번 안벽은 임대료라도 건지기 위해 이미 다른 회사에 빌려줬다. 이곳에선 해상구조물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만들 배가 없어 임대료라도 받기 위해 선박수리회사와 건설회사에 안벽을 빌려줬다”며 “배를 만들어야 하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산 경제의 한축을 책임지고 있는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노사갈등에서는 벗어났지만 올해 들어 일감이 좀처럼 생기지 않는 등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부산 경제가 불황의 터널로 깊이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부산지역 제조업체 매출 1, 2위인 르노삼성자동차와 한진중공업이 경영 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협력업체까지 인원 감축으로 이어지는 등 지역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의 공천비리 의혹 파장까지 겹치면서 지역민들은 부산 경제가 더 흔들릴까 우려하고 있다. 주수현 부산발전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부산은 대표기업의 경영 악화가 가중되고 있다”며 “주력업종의 불황이 유통·건설업 등 타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은 수주 물량이 끊기자 고용인력도 크게 줄였다. 한진중공업 2500명, 협력업체 2500명이 상주하던 조선소엔 한진중공업 700명, 협력업체 50명만이 일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한 직원은 “지난 1~2년 동안 조선소와 협력업체, 조선기자재 업체에서 일자리 1만여개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조선기자재 업체도 비상이 걸렸다. 녹산공단의 한 대형 조선기자재 업체는 요즘 직원 50% 감원을 준비 중이다. B사 변모 사장은 “대부분 기업들이 일감이 30~40% 줄어들면서 직원 감축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어렵다고 소문나면 은행에서 대출금 상환을 독촉해 입도 뻥긋 못한다”고 전했다.

    자동차산업도 딱하긴 마찬가지다. 르노삼성차가 구조조정에 들어가 대량 실업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올해도 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돼 생존을 위한 비상대책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차 생산량도 지난해 23만대에서 올해 13만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이달 말로 계약이 끝나는 사내 협력업체 직원 130명도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 자동차 부품협력업체 사장은 “살아남기 위해 피말리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부산 경제의 주력산업인 조선과 자동차산업이 비틀거리면서 경제지표도 나빠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부산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월엔 3.7% 증가했지만 6월엔 3.8% 감소했다. 대형소매점 판매지수도 올 1분기 0.4% 늘었지만 2분기엔 1.7% 감소로 돌아섰다. 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매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회복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재 부산대 교수(경제학과)는 “글로벌 경제 침체가 유독 부산 경제에만 치명타가 되고 있다”며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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