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세종, 충남 지역에 광복절부터 내리기 시작한 강한 비로 침수·산사태·정전 등 물난리가 이어졌다.

16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5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보령 삽시도 224.5㎜, 세종 182.5㎜, 공주 151㎜, 논산 134.5㎜, 대전 132.8㎜, 금산 117㎜, 홍성 106㎜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태안에 385㎜의 비가 쏟아진 것에 비하면 비교적 적은 양이지만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비를 뿌렸다.

공주 일부 지역에 시간당 75㎜의 강한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보령 주포 95㎜·청양 비봉 92㎜ 등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져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산사태로 1명 사망‥정전 사고도 = 강한 비는 산사태로 이어져 1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전날 오후 6시35분께 공주 정안면 장원리 한 야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리며 최모(81·여)씨의 단독주택을 덮쳤다.

이 사고로 최씨가 토사에 깔려 숨졌다.

낙뢰 피해도 발생했다.

15일 날 오후 9시14분께 논산 강경읍 유모(51)씨의 자택에 번개가 내리치며 불이 나 배전반 등을 태우고 10분만에 꺼졌다.

앞서 오후 6시50분께 대전 동구 홍도동에서는 낙뢰로 전신주가 파손되면서 이 일대 아파트와 주택 600여가구가 정전됐다.

한전은 긴급 복구반을 투입, 1시간 만에 정상화했다.

서구 둔산동 한 대형마트는 지하 4층이 침수되면서 20여분간 정전돼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주택·농경지 '물바다'‥100여명 대피 = 저지대 주택과 농경지는 흙탕물에 잠겼다.

15일 공주·부여·홍성·예산·청양 등 주택 57세대가 침수돼 86명이 인근 주민센터 등으로 대피했다.

이날 오후 7시11분에는 대전 중구 은행동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던 60대 할아버지가 삼선교와 현암교 사이 하천에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청양군 대치면의 한 주택에서는 인근 둑이 터지며 토사가 유실돼 119구조대원이 흙을 퍼내는 작업을 벌였다.

태안·보령·청양·공주 등 농경지 420㏊가 침수돼 비를 맞으며 펌프로 물을 퍼내는 모습도 이어졌다.

충남도는 공무원 1천265명과 소방구조대 288명 등 1천600여명이 넘는 인력과 장비 127대를 투입, 100여t의 물을 퍼냈다.

공주 의당 지방도로 604호 435㎡·사곡 국도 32호 125㎡ 등 11개 도로 1천400여㎡에는 토사가 덮쳐 통행에 큰 불편을 겪었다.

대전에서도 갑천·유등천·대전천 등의 수위가 올라 수침교 일대와 갑천대교 자전거 도로 등이 통제됐다.

◇'야속한 하늘'‥16일까지 비 예보 = 빗줄기는 16일 오전 들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오후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50분을 기해 논산과 금산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대전지방기상청은 강수대가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좀처럼 약해지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하며 16일 오후까지 대전·세종·충남 지역에 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16일 오후까지 시간당 2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돌풍과 낙뢰를 동반할 것으로 보이니 추가 피해가 없도록 예보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wald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