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오는 20일부터 카스(사진) 오비골든라거 등 맥주 출고가격을 인상한다. 16일 주류·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대형마트와 주류 도매상에 20일 출고분부터 병맥주, 캔맥주, 페트맥주 등 전 제품 가격을 5.89%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2009년 10월 이후 2년10개월 만에 올리는 것이다.

지난해 11월(9.6%)과 12월(7.48%) 두 차례에 걸쳐 맥주 출고가 인상을 시도했다가 국세청으로터 퇴짜를 맞았던 오비맥주는 ‘삼고초려’ 끝에 가격 인상에 성공하게 됐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카스 병맥주 500㎖의 출고가격은 1021원80전에서 1081원98전으로 60원가량 오르게 된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 일반 소매점의 판매가격은 90원 정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에서 1170원에 팔리고 있는 카스 병맥주(500㎖)는 하이트맥주(1260원)와 같아질 전망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와 달리 공장이 두 군데여서 성수기 물량을 맞추기 쉽지 않아 가격인상을 늦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맥주 원료인 맥아와 보리 가격은 오비맥주가 출고가를 올렸던 2009년 평균보다 각각 20.2%와 102.1% 올랐고, 캔의 재료인 알루미늄 가격은 11% 상승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7일 3년 만에 맥주가격을 5.93% 올렸다. 국내 맥주시장을 양분하는 두 맥주회사가 가격을 올림으로써 업계에서는 다른 주류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한편 맥주업계의 만년 2위였던 오비맥주는 지난해 8월 15년 만에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0.5%와 49.5%였다. 올해 5월에는 오비맥주가 54.3%, 하이트진로 45.7%로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라 캔커피 등 음료와 커피전문점의 커피 가격도 잇따라 오르고 있다.

LG생활건강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는 17일부터 코카콜라, 환타, 파워에이드, 조지아, 스프라이트 등 41개 품목의 출고가를 5~9% 인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출고가 인상액을 제품별로 보면 코카콜라(250㎖ 캔) 33원, 스프라이트(250㎖ 캔) 40원, 조지아 오리지널(240㎖ 캔) 20원 등이다.

해태음료도 이날부터 써니텐 블라스트, 강원평창수 등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2~15% 올렸다. 설탕을 비롯한 원·부자재 가격과 포장·물류비 등이 지속적으로 올라 이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롯데칠성음료가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레쓰비, 게토레이 등의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했다.

또 지난 5월 스타벅스가 300원, 지난달 커피빈이 300~400원씩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투썸플레이스도 아메리카노, 카페모카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300원씩 올렸다.

투썸플레이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 관계자는 이날 “지난 2년6개월 동안 가격을 동결해오다 임대료, 인건비, 부재료 등 운영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더 이상 원가 부담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 14일 아메리카노 등 23개 커피제품에 대해 300원씩 가격을 인상했다”고 말했다.

이번 가격 인상에 따라 전국 260여개 투썸플레이스 매장 가격은 아메리카노가 3800원에서 4100원으로, 카페라테는 4100원에서 4400원으로 올랐다. 카페모카도 기존의 4600원에서 4900원으로 인상됐다. 커피제품군을 제외한 티·드링크 등 38개 제품의 가격은 오르지 않았다.

투썸플레이스의 이번 인상으로 3개월 사이에 3개 주요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게 됐다. 5월 스타벅스는 32개 주요 제품에 대해 2년 만에 가격을 인상했으며, 7월에는 커피빈이 37개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구체적 인상 이유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운영 비용의 상승이라는 점은 비슷한 사정”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와 커피빈, 투썸플레이스를 제외한 나머지 커피전문점들은 당분간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최만수/송태형/임현우/윤희은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