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 국내증시, 유럽發 훈풍에 추가 상승 예상
17일 코스피지수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 완화에 대한 기대로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0.95포인트(0.05%) 오른 1957.91에 장을 마감했다. 8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선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거래일 기준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유로 존속 지지 발언과 양호한 경제지표에 힘입어 상승 마감한 점은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85.33포인트(0.65%) 오른 1만3250.11에 거래를 끝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98포인트(0.71%) 상승한 1415.51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31.46포인트(1.04%) 뛴 3062.39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5월 2일 이후, S&P500지수는 4월 2일 이후 각각 최고치였다.

메르켈 총리는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위기진정 의지에 지지 의사를 표하며 유로 존속을 위해 독일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시장 예상치 수준인 36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보다 2000명 늘어난 수치다. 또한 주간 신규 실업자 4주 이동 평균은 전주보다 5500명 감소한 36만3750명을 기록, 지난 3월 이래 최저치로 집계됐다.

증권업계에선 점차 시장의 관심이 경기 등 펀더멘털(내재가치)로 넘어갈 전망인 가운데 일부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올 하반기 미국 부동산 시장 동향이 개선되고 있어 미 경제의 하단을 뒷받침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선행지표의 반등과 더불어 미 부동산시장이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용증대와 정(+)의 자산효과를 통한 소득 증대를 일으키며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다소 비관적인 하반기 미국 경제의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부동산시장이 수요와 공급뿐 아니라 그동안 구조적 결함을 보인 금융부문에서도 개선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풀이했다.

아울러 중국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경기부양책 계획이 점차 전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경제의 목표는 고속 성장이 아닌, 안정적 성장인 만큼 당장 공격적인 완화정책을 펼치는 방식으로 중국이 세계 경제 회복의 선봉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하반기에는 역(逆) RP(환매조건부채권)를 통한 시중 유동성의 미세조정을 기조로 본격적인 투자집행을 위한 계획들이 속속 드러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등세는 아직까지 시장 리스크 감소(안도랠리)와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수급개선)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며 "7월말을 고비로 주식시장이 강한 반등세로 돌아섰지만 코스피 기업들의 3분기와 연간 영업이익 전망은 지난 6월 고점 대비 5% 이상 줄어들었으며 최근에도 실적전망 하향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기계, 제약.바이오, 미디어 등 일부 업종 중심의 실적개선세라는 한계에서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민감주(IT, 자동차, 화학, 금융 등)뿐만 아니라 일부 경기방어주(통신, 의약 등)들도 동반 상승하는 등 성격이 다른 종목군들의 주가 정상화 과정이 폭넓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도 가격메리트와 수급에 의존한 최근 장세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코스피의 주요 저항선인 2000선에 근접하면서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에서 상대적인 대안을 찾아보려는 시도가 활발해질 수 있음을 감안한 종목선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