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분사 中企 잘나가네"
‘삼성 출신들은 달라.’

최근 코스닥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삼성전기 분사 기업 나노스(사장 이해진·60)를 두고 나오는 얘기다. 나노스는 2004년 삼성전기 정밀사업부 VCR헤드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회사. 카메라 모듈과 그 안에 들어가는 적외선 차단 기능의 IR필터가 주력이다.

지난 2일 상장된 나노스 주식은 17일 1만1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상한폭(14.90%)까지 오른 가격이다. 공모가(7000원) 대비로는 71%가 올랐다.

이 같은 주가는 최근 실적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 최신 제품 ‘블루 IR필터’는 다음달부터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에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 2분기는 매출 211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70%, 118% 증가한 수치다. 이해진 사장은 “올해는 매출 ‘1000억 클럽’에 가입할 것”이라며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나노스뿐 아니다. 삼성전기에서 분사해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빅솔론, 파트론, 에스맥, 아이엠, 와이솔 등이 모두 중소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신을 스스로 ‘스몰 삼성그룹’(SSG)으로 부르는 이들은 공통점이 많다. 우선 모두 삼성전기 시절 회사 실적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미운오리’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분사 후 삼성 특유의 시스템과 조직력을 살리고, 여기에 중소기업만이 가질 수 있는 빠른 결단력을 가미해 재빨리 자리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 분사 기업들은 대·중소기업의 장점을 최대화하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개 회사의 총 매출 규모는 약 1조4000억원으로 삼성전기(7조6613억원)의 5분의 1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