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40도 가까이 올라가는 폭염에 지쳐버린 피부가 이젠 건조한 가을 바람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자외선과 강한 햇살에 뜨거워진 피부 속은 수분과 영양 성분 모두 부족한 상태일 테다. ‘피부 미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고보습 기능성 화장품과 신개념 클렌징 제품으로 화장대와 욕실을 채워넣어야 할 때다.

촉촉한 피부 위에 ‘청순 메이크업’

건조한 계절에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역시 ‘보습’이다. 피부 속에 수분을 충분히 채워넣으면 피부에 윤기가 흐르고 노화를 더디게 할 수 있다. 또 마치 화장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생얼 메이크업’을 하고 싶다면 기초화장품을 더 꼼꼼히 발라줘야 한다. 특히 파운데이션이나 BB크림 등을 바를 때 화장이 밀리는 걸 방지하려면 하나만 발라도 되는 다기능성 보습제품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출시한 ‘아이오페 바이오 에센스 인텐시브 컨디셔닝’(84㎖·3만6000원, 168㎖·6만원)은 피부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시켜 주는 항산화 효소(티오레독신)로 만든 바이오 활성성분(바이오 리독스)이 들어 있다. 끈적거리지 않는 수액 형태의 에센스다.

LG생활건강이 최근 내놓은 ‘오휘 수퍼 안티에이징 에센스’(45㎖·12만원) 역시 생명공학 기술을 응용한 신기술로 만든 노화 방지 화장품이다. 아기 피부처럼 부드럽고 탱탱한 피부로 만들어주는 ‘베이비 콜라겐’ 유전자 성분을 분석해 만든 펩타이드·진피줄기세포 배양액 핵심 성분(rH-DSCP) 등이 들어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의 ‘라비다 파워셀 에센스’(80㎖·8만5000원)는 코리아나화장품이 독자 개발한 ‘파워셀 에센스’를 90.5% 함유한 고농축 원액 형태의 에센스다. 피부 세포의 자생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보습 성분이 더 효과적으로 흡수되고 미백·탄력·항노화 효과도 볼 수 있다.

웅진코웨이의 화장품 브랜드 ‘Re:NK’가 지난 1월 선보인 ‘K라인’은 피부결을 곱게 가꿔주는 기능성 화장품이다. K세럼(100㎖·12만원)은 피부 위에 미세하게 분사되는 미스트 형태의 에센스로, 피부 결과 결 사이에 수분 입자를 꼼꼼하게 채워준다. K크림(15㎖×4개·18만원)은 체온으로 녹이는 형태의 밤(연고) 제품으로, 피부를 얼룩덜룩하게 보이게 만드는 미세 굴곡을 골고루 채워준다.

고기능성 제품으로 피부의 기초를 탄탄하게 만들었다면 그 위에는 ‘가을 미인’으로 보일 수 있는 ‘청순 메이크업’를 하는 일만 남았다. 톡톡 튀는 색으로 ‘여름 메이크업’을 맘껏 누렸다면 이젠 오렌지 브라운 와인 등 깊이감 있는 가을 색상으로 세련된 화장을 연출하는 게 좋다. 베이지 톤의 ‘헤라 토파즈’ 컬렉션, 광채 나는 피부 표현을 위한 ‘오휘 웰메이드 스킨 베이스’, 가을 전용 메이크업 제품 ‘Re:NK 메이크업 컬렉션’, 오렌지골드 색상이 돋보이는 ‘글램3 퍼펙트 터치 아이섀도’ 등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됐다.

이진수 헤라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브라운이나 버건디 계열의 색상은 어두운 가을 옷과도 잘 어울리는 데다 눈매를 깊이 있게 표현해준다”며 “여기에 오렌지나 베이지 계열의 입술로 청순 메이크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내 남자의 피부는 내가 지킨다

건조한 가을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고민거리다. 요즘엔 자기 자신을 가꾸는 데 공을 들이는 ‘그루밍족’이라는 말이 보편화되면서 고기능성 기초제품은 물론 BB크림과 오일 컨트롤 제품 등 기능별로 화장품을 쓰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발효화장품의 인기에 힘입어 남성 화장품에도 유기농 식물을 발효시킨 천연 화장품이 출시됐다. LG생건의 ‘숨37 시크릿 포맨 프로그래밍 에센스’(80㎖·7만8000원)는 유기농 식물 80여종을 부위별로 발효시킨 뒤 저온 숙성을 통해 뽑아낸 천연 발효 원액(사이토시스)으로 만들었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과도한 음주·흡연으로 지친 남성들의 피부를 쉬게 해준다는 컨셉트다. 축구선수 박지성과 LG생건이 공동 개발한 ‘보닌 JSP 라인’에는 아마존 지역에서 상처 치료에 사용했다는 라텍스, 영국 웨일스의 용천수인 티난트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이 최근 출시한 ‘라비다 옴므’는 안데스산맥에 자생하는 희귀식물인 마카 추출물로 만들었다. 미네랄 31종, 아미노산 17종과 자체 개발한 파워셀 에센스 성분이 피부 신진대사를 촉진한다는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 ‘헤라옴므 셀브라이트닝 트리트먼트 플루이드’(110㎖·4만원)는 스킨, 로션, 에센스의 기능과 함께 미백 효과도 볼 수 있다. 바르는 감촉이 부드럽고 번들거리지 않아 인기를 끌고 있다. 설화수의 남성용 안티에이징 크림 ‘정양크림’(40㎖·10만5000원)은 홍삼의 사포닌 성분을 넣어 주름개선 효과를 강조했고, ‘후 공진향 군 보양에센스’(80㎖·7만원)는 환 형태로 농축한 한약재 성분이 바를 때 톡 터지면서 흡수되는 주름 개선·미백 에센스다.

피부 잡티를 자연스럽게 가려주는 남성용 BB크림도 인기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옴므 선 비비 SPF40 PA++’(50㎖·2만5000원)는 피부톤 개선과 자외선 차단 효과를 갖춘 제품으로 튀지 않는 색상이 특징이다. 남성 전용 화장품 브랜드 랩시리즈의 ‘비비 틴티드 모이스춰라이즈 SPF 35 PA+++’(50㎖·5만5000원)는 피부 보정은 물론 보습·모공축소·탄력개선 등 10가지 스킨케어 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보닌 더스타일 블루 스타일피니셔 비비크림’(50㎖·2만8000원)은 헛개나무 추출물을 넣어 과로와 스트레스에 지친 남성 피부에 좋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