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로 다른 금리…한 사이트에서 비교한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소비자들은 다음달부터 대출 유형별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은행별로 비교해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은행에 따라 다른 신용등급 평가 체계를 감안해 공시할 때는 1~10등급으로 기준을 통일하기로 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사진)은 22일 간부회의에서 “가계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유형에 따라 신용등급별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비교공시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은 시장경쟁을 통한 자율적인 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은행권과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여신금리를 비교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9월 중 개선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은행별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은 1~7등급에서 1~18등급까지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 CSS대로 공시하면 같은 등급이라도 신용도와 상환능력이 달라 소비자가 한눈에 금리 수준을 비교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열린 TF 회의에선 각기 다른 CSS를 그대로 두되 비교 공시할 때는 1~10등급으로 변환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여신금리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은행권과 공동으로 모범규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9월 중 마련될 모범규준에선 은행이 여신금리를 객관적·합리적 근거에 따라 투명하게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준과 내부 통제 절차 등을 정할 계획”이라며 “특히 가산금리 구성항목의 하나인 목표이익(정책마진)을 조정할 때는 은행 내부 심사위원회에서 산출 근거의 합리성과 타당성을 심사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또 중소기업 대출금리와 수수료 실태를 점검해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도 지시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5개 은행의 중기대출금리와 수수료 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신한은행의 학력에 따른 차등금리 적용과 관련, “우리는 다른 선진국과 달리 금융거래시 차별금지와 관련된 명시적인 법규가 미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권 원장의 이 같은 지시는 전날 열린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의 간담회에서 합의된 내용을 조속히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금감원은 전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