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22일 오전 11시5분

[마켓인사이트] "장·차남 지분 매각 1000억, 홀딩스에 투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67·사진)의 아들들이 웅진코웨이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1000억원을 웅진홀딩스 유상증자에 투자할 전망이다.

윤 회장은 22일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에 있는 웅진홀딩스 본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와 만나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한 후 처음으로 언론에 심경을 밝혔다. 웅진코웨이 매각 과정에서 인수 후보가 수차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윤 회장은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기자를 맞았다.

그는 장남인 윤형덕 웅진코웨이 전략기획실장과 차남인 윤새봄 웅진케미칼 차장의 지분 매각 자금 용처에 대해 “(웅진홀딩스) 유상증자나 주식을 매입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아들은 웅진그룹의 웅진코웨이 매각 과정에서 각각 보유하고 있던 지분 1.26%를 팔았다. 지난 16일 웅진홀딩스가 발표한 매각 규모는 1조2000억원, 웅진홀딩스가 20일 공시를 통해 밝힌 웅진코웨이 매각 규모는 1조940억원으로 차액인 1000여억원이 두 아들의 몫으로 추정된다. 웅진그룹은 다음달 말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두 아들의 지분 매각 내용도 공시할 계획이다.

윤 실장 등은 웅진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만큼 이 돈을 그룹을 위해 사용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그룹 사정이 좋지는 않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윤 회장은 KTB PE에서 MBK파트너스로 매각 대상자를 바꾼 배경에 대해서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림에 따라 금융권 대출금 상환 계획이 틀어져 다음달에 돈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유동성 문제가 직접적인 요인이었음을 시인했다.

윤 회장은 웅진코웨이 매각 과정에서 오락가락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그는 “KTB에서 MBK로 한 번 바꿨을 뿐 다른 건은 협상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으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언론에서 이와 관련해 너무 많이 다룬 것 같다”고 주장했다. 웅진코웨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그것과 관련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웅진코웨이를 매각한 만큼 이제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채권단에서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초기에는 다들 돈을 빌려주려고 난리였다”며 “지금은 (계열사 웅진폴리실리콘에서 생산하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너무 하락하고 공급이 많아지면서 업황이 안 좋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채권단에는 (웅진코웨이 매각 대금이 들어오는) 이달 말까지 기다려 달라고 설득 중”이라며 “올해 말까지 웅진폴리실리콘에서 신기술을 개발하면 사정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폴리실리콘이 추진 중인 태양광 사업에 대해서는 “태양광 사업에 신규로 돈을 넣거나 할 여력은 없다”면서도 “향후 사업 전망은 밝은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