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품질로 일본차 꺾어라"…美서 '현대차의 품격'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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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할인할 때 우린 제값 받아라" 특명
파업으로 수출물량 달려…美 3교대 풀가동
파업으로 수출물량 달려…美 3교대 풀가동
역시 품질이었다. ‘품질 경영’으로 현대·기아자동차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키운 정몽구 회장이 이번에도 위기 돌파의 해법으로 품질 강화를 주문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 회장은 22일과 23일(이하 현지시간) 기아차 조지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을 잇달아 찾아 품질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제값을 받으려면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공급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24시간 공장을 돌리는 3교대제를 도입하는 등 생산라인을 완전 가동하고 있다.
○품질 현장 경영 나선 MK
정 회장은 22일 낮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기아차 생산공장을 방문해 품질관리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정 회장은 “미국의 자동차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선 이곳 현지 공장의 정상적인 차량 공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확실한 품질 점검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차량 공급을 통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또 “미국시장에서 ‘제값받기’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3교대 등으로 생산 물량이 늘어나는 것만큼 품질 수준도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이런 언급은 품질 향상이 현대·기아차의 ‘제값받기’ 전략을 뒷받침하고 일본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맞설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2009년 말 가동에 들어간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작년 6월 2교대제에서 3교대제로 근무형태를 바꿔 연간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36만대로 늘렸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도 다음달부터 3교대제로 전환한다.
정 회장의 기아차 공장 방문에는 조지아주의 색스비 챔블리스 연방 상원의원이 동행하는 등 지역 정·재계의 관심이 쏠렸다. 챔블리스 의원은 공장을 둘러본 뒤 “기아차의 성공은 정 회장을 비롯한 전 직원이 단합해 품질 향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며 “기아차 K9이 미국시장에 들어오는 시점에 맞춰 의정활동용 차량을 K9으로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앞서 네이슨 딜 조지아 주지사와 만나 지속적인 협조와 관심을 요청했다. 딜 주지사는 “기아차의 성공이 곧 조지아주의 성공”이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기아차 방문을 마친 정 회장은 23일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으로 이동해 생산라인을 점검한 뒤 로버트 벤틀리 앨라배마 주지사를 만나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딜러들, “팔 차가 없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물량 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노조의 파업과 잔업 거부로 수출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미국 딜러들은 “주문은 밀려드는데 팔 차가 없다”고 불만이다.
다른 업체 절반 수준의 인센티브(딜러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할인금액)가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미국 자동차 정보 제공업체 에드몬드닷컴에 따르면 올 1~7월 미국 자동차 업체의 평균 인센티브(차량 1대 판매 기준)는 2173달러인 데 비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964달러, 1347달러에 불과했다.
현대·기아차의 재고일수도 업계 최저 수준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재고일수(현재 재고량을 모두 판매하는 데 걸리는 기간)는 각각 21일과 27일로 한 달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 ‘빅3’인 GM(79일) 포드 (58일) 크라이슬러(65일)는 물론 일본차 삼총사인 도요타(40일) 닛산(55일) 혼다(49일)보다 낮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재고일수가 최소 두 달은 돼야 딜러들이 정상적인 전시와 판매를 할 수 있다”며 “일부 딜러들은 전시할 차도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물량 부족은 현지 수요 증가 외에 파업으로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노조의 정치 파업과 잔업 거부로 22일 기준 현대·기아차의 생산차질 물량이 8만8000대를 넘어 해외 물량 부족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의 수출은 9만4576대(선적 기준)로 전달보다 25.3% 감소했다.
현대·기아차가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사이 대지진으로 인한 공급난에서 벗어난 일본 업체들이 물량공세를 펼치면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도요타의 7월 판매대수는 13만9759대로 전년 동월보다 23.9% 늘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미국을 방문 중인 정 회장은 22일과 23일(이하 현지시간) 기아차 조지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을 잇달아 찾아 품질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제값을 받으려면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공급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24시간 공장을 돌리는 3교대제를 도입하는 등 생산라인을 완전 가동하고 있다.
○품질 현장 경영 나선 MK
정 회장은 22일 낮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기아차 생산공장을 방문해 품질관리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정 회장은 “미국의 자동차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선 이곳 현지 공장의 정상적인 차량 공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확실한 품질 점검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차량 공급을 통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또 “미국시장에서 ‘제값받기’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3교대 등으로 생산 물량이 늘어나는 것만큼 품질 수준도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이런 언급은 품질 향상이 현대·기아차의 ‘제값받기’ 전략을 뒷받침하고 일본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맞설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2009년 말 가동에 들어간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작년 6월 2교대제에서 3교대제로 근무형태를 바꿔 연간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36만대로 늘렸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도 다음달부터 3교대제로 전환한다.
정 회장의 기아차 공장 방문에는 조지아주의 색스비 챔블리스 연방 상원의원이 동행하는 등 지역 정·재계의 관심이 쏠렸다. 챔블리스 의원은 공장을 둘러본 뒤 “기아차의 성공은 정 회장을 비롯한 전 직원이 단합해 품질 향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며 “기아차 K9이 미국시장에 들어오는 시점에 맞춰 의정활동용 차량을 K9으로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앞서 네이슨 딜 조지아 주지사와 만나 지속적인 협조와 관심을 요청했다. 딜 주지사는 “기아차의 성공이 곧 조지아주의 성공”이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기아차 방문을 마친 정 회장은 23일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으로 이동해 생산라인을 점검한 뒤 로버트 벤틀리 앨라배마 주지사를 만나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딜러들, “팔 차가 없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물량 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노조의 파업과 잔업 거부로 수출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미국 딜러들은 “주문은 밀려드는데 팔 차가 없다”고 불만이다.
다른 업체 절반 수준의 인센티브(딜러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할인금액)가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미국 자동차 정보 제공업체 에드몬드닷컴에 따르면 올 1~7월 미국 자동차 업체의 평균 인센티브(차량 1대 판매 기준)는 2173달러인 데 비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964달러, 1347달러에 불과했다.
현대·기아차의 재고일수도 업계 최저 수준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재고일수(현재 재고량을 모두 판매하는 데 걸리는 기간)는 각각 21일과 27일로 한 달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 ‘빅3’인 GM(79일) 포드 (58일) 크라이슬러(65일)는 물론 일본차 삼총사인 도요타(40일) 닛산(55일) 혼다(49일)보다 낮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재고일수가 최소 두 달은 돼야 딜러들이 정상적인 전시와 판매를 할 수 있다”며 “일부 딜러들은 전시할 차도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물량 부족은 현지 수요 증가 외에 파업으로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노조의 정치 파업과 잔업 거부로 22일 기준 현대·기아차의 생산차질 물량이 8만8000대를 넘어 해외 물량 부족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의 수출은 9만4576대(선적 기준)로 전달보다 25.3% 감소했다.
현대·기아차가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사이 대지진으로 인한 공급난에서 벗어난 일본 업체들이 물량공세를 펼치면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도요타의 7월 판매대수는 13만9759대로 전년 동월보다 23.9% 늘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