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경색, 중국 댜오위다오 문제 대처에 도움돼"

독도 문제를 둘러싼 이명박 대통령의 대응 태도를 보고 중국에서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 보다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분석했다.

SCMP는 25일자에서 한·중·일의 영토 분쟁에 대한 중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하면서 한·일 관계 경색으로 중국이 일본과 영토 분쟁 중인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 문제에 대처하기가 더 쉬워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이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의 항의 서한을 한국 정부가 반송한 것을 보고 중국도 일본에 강경하게 나가라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사용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잘했다.

공산당 지도자들은 실망스럽다"라는 글을 올렸고 또 다른 사용자는 "중국이 이번 기회에 일본에 강한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학원의 일본 전문가인 저우융성(周永生)은 "대중의 반일 감정이 고조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노다 정부가 한국 외에도 러시아와도 최근 영토 분쟁을 겪고 있으며 지쳐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중국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러시아는 메데베데프 총리가 지난달 초 쿠릴 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방문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군함 두 척을 쿠릴 열도에 파견했다.

저우융성은 일본이 현재 직면한 외교적 대치상황이 댜오위다오 분쟁에서 중국에 유연성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긍정적인 양자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본에 강경한 행동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일본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 중국은 보다 자신 있게 적극적으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은 문제가 복잡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한일간의 갈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교수는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는 것과 분명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문제에 연루된 다른 상대를 불쾌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중국이 공개적으로 한국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황희경 특파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