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삼성전자의 7%대 폭락에도 불구하고 약보합으로 선방하며 마감했다.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4포인트(0.10%) 내린 1917.87로 마쳤다.

지난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애플이 주장한 특허 7건 가운데 6건을 삼성전자가 침해했고, 배상액 10억4394만달러(약 1조1900억원)를 지불하라고 평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7.45% 급락하면서 코스피도 하락으로 장을 출발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하루만에 매수세로 돌아섰고, 프로그램도 매수우위를 보이면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형주들이 강세를 나타냈고 코스피는 장중 상승반전한 뒤 보합권을 기록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가 120일선과 200일선이 동시에 위치한 1910선 지지에 성공했다"며 "외부 충격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1910선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날 외국인은 3506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지지했다. 전기전자업종에서 특히 1965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강한 매수세를 나타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116억원, 2042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위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것도 지수 지지에 도움을 줬다. 프로그램은 이날 장중 내내 매수세를 강화하며 8008억원을 순매수했다. 차익거래가 3616억원, 비차익거래가 4392억원이었다.

이에 힘입어 시총 상위주들도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올랐다. 현대차, 포스코, 기아차, 현대모비스, LG화학, 삼성생명,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한국전력이 모두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의 영향으로 전기전자만이 5.60% 폭락했고, 의료정밀(3.21%), 비금속광물(2.30%), 음식료업(2.21%), 서비스업(1.99%), 금융업(1.90%), 은행(1.77%) 등 다른 업종들은 모두 상승했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삼성전기가 6.40%, 삼성SDI가 1.74% 떨어지는 등 삼성 관련주는 하락했으나, LG디스플레이(4.26%), LG전자(2.83%), LG이노텍(2.30%) 등 LG 관련주는 애플 납품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에 오히려 올랐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상한가 6개를 포함한 432개 종목은 올랐고, 384개 종목은 하락했으며 90개 종목은 보합으로 마쳤다.

거래량은 5억6300만주였고, 거래대금은 모처럼 크게 증가해 5조960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0원(0.11%) 오른 1135.40원으로 마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