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7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서 역대 최고 신용등급을 받았다.

무디스는 이날 한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1’에서 ‘Aa3’로 한 단계 높이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stable)’으로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Aa3는 총 21단계로 이뤄진 신용등급 중 투자 적격으로 분류하는 10단계 중 네 번째로 높은 것이다. 일본 중국 벨기에와 같은 수준이며, 외환위기 이전인 1997년 10월에 받았던 것보다 한 등급 높다.

무디스의 이날 발표는 사전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양호하고 경제 활력과 경쟁력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은행들의 외화 지급 능력이 좋아진 데다 북한 리스크가 감소한 점 등을 등급 상향 사유로 꼽았다.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유럽 재정위기 이후 주요 국가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펀더멘털과 경제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의 이번 조정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등 다른 신용평가사의 등급 조정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무디스보다 두 단계 낮은 A에, 피치는 한 단계 낮은 A+에 두고 있다. 다만 피치는 지난해 11월 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변경, 연내에 무디스와 같은 레벨인 AA-로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이 경우 한국의 신용등급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른다. 피치는 지난 5월 일본의 신용등급을 A+로 한 단계 낮추면서 신용 전망도 부정적으로 바꿔 추가적인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심기/김유미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