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는 호재지만 당장 주식시장에 큰 효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전날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하고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이는 한국에 신용등급을 부여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으로 국내 증시가 하방 경직성은 확보됐다고 분석했다. 장기적 자금조달 비용 감소와 외국인 자금 동향에 있어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김효진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펀더멘탈 차별화에 따라 하방경직성을 높여주는 이벤트"라며 "8월 말 잭슨홀 연설부터 9월에 예정된 여러 매크로(거시경제) 이벤트들을 감안했을 때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신용등급 상향으로 하방경직성이 확보됐다"고 강조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행진은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외국인투자자금 유치 및 자본조달 비용 감소 등을 통해 한국경제 성장의 기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신용등급 상향이 주식시장에 당장 큰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2002년 이후 이번 조치 이전까지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조정은 모두 7차례가 있었는데, 당시 등급조정에 따른 주가 성과는 일관성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국 증시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보다 글로벌 펀더멘탈 환경에 더 민감하게 작동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효진 애널리스트는 "과거 신용등급 상향 사례를 살펴보면, 등급 조정 약 1개월 전부터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한국 주식을 매수하면서 코스피가 상승하는 흐름이 관찰됐다"며 "하지만 등급 상향 이후에는 일반적으로 외국인 매수 강도가 둔화됐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국내투자자 매도의 흐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용평가사의 시용등급은 시장에 대해 후행적인 '뒷북' 모양새를 보여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이 곧바로 시장의 추세적인 레벨업을 담보할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 역사상 최고 등급인 'Aa3' 수준의 신용등급과 향후 전망도 안정적이라는 점은 시장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