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성복동 LG빌리지 3차 전용면적 164㎡형이 최근 4억8000만원에 팔렸다. 주택시장이 최대 활황기였던 2006년 하반기(10억원)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에서 손바뀜이 나타난 것이다. 이달 초에도 5억원 선에 거래가 이뤄졌다.

29일 부동산 정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을 제외한 일부 수도권에 쌓여 있는 ‘반값(6년 전 최고가 대비) 대형 아파트 급매물’의 거래가 잇따르면서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용인 분당 일산 김포 등 대형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바닥 인식이 퍼지면서 시세 하락세도 주춤해졌다.

분당 정자동 상록마을 우성1차 129㎡형은 최근 2006년 최고가격(13억2500만원)의 절반 수준인 6억8400만원에 팔렸다. 최고가의 51.6%에서 새 주인을 찾은 셈이다.

김포 장기동 청송마을 현대2차 205㎡형도 최고가(7억9800만원)의 반값 수준인 4억2000만원을 찍고 4억5500만원까지 반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 아파트 거래는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올 하반기 들어 ‘대형 아파트 반값 거래’가 나타나자 중개업계에서는 ‘매수세가 따라 붙는 바닥’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경매가 아닌 실거래가격이 최고가 대비 절반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10~20% 낮은 수준이어서 급매 물건도 더 이상 하락하지는 않고 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 정부가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거래 활성화 대책 등도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최고가 대비 50%의 낙폭을 보이던 수도권 대형 아파트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라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거래가 뒷받침되면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김보형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