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31일 잭슨홀 이벤트를 하루 앞두고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관련 모멘텀(상승 동력)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급도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로 꼬이고 있어 1900선 지지력 테스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정책 기대감 역시 미국 잭슨홀 이벤트에서 다음달에 줄줄이 예정된 중앙은행 회의 등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에 따른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 악화로 국가 중심의 기관 프로그램 순매도로 확대되면서 전날보다 22.16포인트(1.15%) 떨어진 1906.38로 마쳤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미 중앙은행(Fed)의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며 하락한 점도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는 갈림길에 놓여 있다며 9월 중순에 결과가 나오는 주요 정책 이벤트들에 대한 기대감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코스피지수는 1880~2050선을 거래 범위로 나타낼 것" 이라며 "정책 변화에 따라 전체적으로 정보기술(IT)와 자동차 업종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T와 자동차 업종은 월초 미국 경제지표의 호조에 대해 기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책 실망에 대한 방어적 선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의 정책 매뉴얼은 다양하고 어떠한 조합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효과의 차이가 클 것" 이라며 "다양한 정책 조합에 대한 기대와 월초 미국 지표의 호조는 정책 이벤트를 앞둔 경계를 상쇄시켜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잭슨홀 미팅에서 미 Fed 양적완화(QE3)와 같은 경기 부양책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시장의 회복을 필두로 소비, 산업활동, 고용 등 전반적인 미국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QE3와 같은 경기부양은 다소 시기상조" 라며 "이번 잭슨홀 회의에서는 QE3와 같은 경기부양은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회복 국면에 진입한 부동산시장 외에 버냉키 의장이 수 차례 언급했던 '필요한 시기'의 필요 조건인 고용 부문의 향후 추이가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정책 결과에 따라서 코스닥시장 내 중소형주 외에도 코스피 내 대형주, 이른바 경기민감주의 저점 매수도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는 만큼 여전히 최근 장세에서 상대적인 대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며 "다만 대외 변수로 인한 변동성 확대 위험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노출된 코스피 내 대형주의 경우는 주요 이벤트 결과에 따라 저점매수 시기를 저울질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