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큰아이가 아토피로 심한 고생을 했습니다. 아이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인삼을 연구하다 벤처기업을 창업했습니다.”

인삼가공 전문업체 다누림의 이채령 사장(41·사진)은 “아토피 때문에 고생하던 큰아이만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온몸이 가려워 손톱으로 피가 날 때까지 벅벅 긁는 아이를 보면서도 병원에 데리고 가는 일 외에는 달리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 사장은 병원의 항생제 치료보다 먼저 몸의 면역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득 인삼이 떠올랐어요. 인삼의 고장인 충남 금산에서 홍삼을 구해 달여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름의 가장 이상적인 홍삼 추출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눈물로 약을 달인 지 수년이 지나 아이 몸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아토피 증상은 물론 상처까지 아물었다. 지금 중학생이 된 큰아이는 감기 한번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졌다. 주위에 같은 이유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이참에 제대로 된 인삼가공 전문업체를 차리는 게 어떠냐는 제안이 쏟아졌다. 그렇게 2007년 다누림의 전신인 자연애삼이 탄생했다.

이 사장은 첫 제품으로 홍삼액과 환 제품인 경옥고를 출시했다. 국내 박람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2009년에는 다누림(www.danurim.com)으로 회사명을 변경하고 대전·충남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벌였다.

작년에는 흑삼을 우려 먹는 기술로 특허를 획득했고, 지난 2월에는 벤처기업 인증까지 받았다. 이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삼을 달이지 않고 차처럼 우려 먹을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최근엔 베트남에 우려 먹는 홍삼, 흑삼 제품을 수출했다. 유럽 쪽에는 바이어 상담이 진행 중이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