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 개정안이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우선 즉시연금과 물가연동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투자 문의도 많다. 내년 이후부터 이런 대표적인 절세 상품들이 모두 과세 상품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물가연동채의 수익은 발행 당시 정해진 표면이자율과 소비자물가에 연동하는 원금 상승분으로 이뤄진다. 기존에는 이자수익에만 과세하고 원금 상승분에는 과세하지 않았다. 2015년 이후 발행분부터는 원금 상승분에도 과세를 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이로 인해 기존 발행물량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6월에 발행된 ‘물가0150-2106’ 채권의 유통수익률은 0.66%다. 지난 8월10일 기준 표면이자율 1.5%보다 훨씬 낮다. 세법 개정안 발표로 인해 물가연동채의 인기가 갑자기 상승했고 당초 가격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라도 사겠다는 수요가 늘면서 유통수익률이 떨어진 것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물가상승률은 1.5%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이 이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수익률 0.66%에 산 물가연동채는 세전 연 2.16%의 표면이자율을 주는 국채와 비슷하다.

세금을 고려해도 2.28% 수익률의 국채 수준이다. 향후 물가가 연 3%로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세전 수익은 3.66% 정도다. 일반 금융상품과 비교할 때 그다지 매력적인 수익률은 아니다.

물가연동채의 경우 일반 국고채에 비해 물가변동 리스크가 더해진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물가가 예상보다 오르지 않을 경우 물가연동채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물가상승률은 작년 하반기 4%대에서 올 7월 말 1.5% 선으로 크게 떨어졌다.

물가변동의 요인으로는 경제 정책, 수입 물가, 환율 등 예측하기 힘든 거시적 요소가 포함돼 있다. 물가지수 산출 품목을 변경해서 생기는 물가상승률 변동도 리스크 중 하나다.

정리하자면, 물가연동채는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금리와 물가지수 변동 위험이 있다. 고수익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리스크가 있게 마련이다.

최근 들어 물가연동채권에 대한 관심이 발행물량에 비해 과도한 편이다. 이로 인해 형성되는 프리미엄은 자칫 원금손실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심희정 <삼성패밀리오피스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