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에는 증권사 취업 문을 통과하기가 예년보다 어려워졌다. 주식 거래 감소와 기업금융(IB) 시장 침체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된 탓에 증권사들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 하반기 채용 일정을 아직 잡지 못했거나 채용을 아예 포기한 증권사도 적지 않다. 증권사 취업 준비생은 채용 일정과 전형 절차를 꼼꼼히 챙기고 증권사별 특징에 맞는 취업 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증권사 채용에서는 일반적으로 필기시험보다 면접의 비중이 높다. 필기 전형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거나 아예 생략하는 곳이 많다. 현대증권은 필기시험을 실시하지 않고, 신한금융투자 HMC투자증권 NH농협증권 등은 인·적성 검사로 대체한다.

면접은 실무 면접과 임원 면접 등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무 면접은 직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둔다.

자본시장과 국내외 경제, 최신 금융상품 등에 관한 지식을 주로 묻는다. 지원자는 경제 금융 전반에 관한 지식은 물론 금융상품이나 투자 기법에 관한 아이디어 등 창의적인 면모를 보여줘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형식은 지원자들끼리 한 주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식 면접과 개인별로 특정 주제를 놓고 종합 발표를 하는 프레젠테이션(PT) 면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국제 영업 등 외국어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영어 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임원 면접은 전문성과 함께 인성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둔다. 증권업종은 진취적인 도전정신과 창의성 못지않게 고객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채용 시 주요 요소로 평가한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금융 및 증권 관련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지점 영업 등 일부 부문에서는 증권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을 필수 자격 요건으로 지정한 증권사(HMC투자증권)도 있다. 삼성증권은 비즈니스중국어시험(BCT) 등 중국어 관련 자격증 소지자와 공인한자능력 자격 보유자를 우대한다. 증권사 취업을 희망한다면 관련 자격증과 어학 점수를 미리 따두는 것이 좋다.

증권사들은 신입사원 채용 시 전공 구분을 두지 않는 곳이 많다. 경제학이나 경영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자기소개서를 내실 있게 작성하고 면접 과정에서 전문성과 열정을 보여준다면 누구든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증권사 인턴 경험도 취업에 도움이 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자사 인턴십 프로그램을 수료한 지원자에 대해서는 서류전형을 면제해준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