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만발' LG그룹株 기지개 켠다
LG그룹주가 모처럼 방긋 웃었다. 올초부터 부진한 주가 흐름으로 고전하던 LG그룹 관련주들이 겹호재를 맞으며 상승세로 방향을 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형 스마트폰인 ‘옵티머스G(일명 구본무폰)’가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란 기대에 힘입어 그룹의 맏형인 LG전자가 탄력을 받으면서 LG그룹주가 전반적으로 바닥을 다지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당분간 LG그룹주들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만년 옐로칩’의 설움을 벗어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단체로 웃은 LG그룹주

7일 유가증권시장에선 그룹의 주력사인 LG전자와 LG화학이 나란히 강세를 보였다. LG전자는 2.56% 오른 7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전자는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8월 이후 상승률은 17.2%에 이른다. LG화학도 4.86% 오른 31만3000원에 마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는 신규 전략 스마트폰인 ‘옵티머스G’ 출시에 따른 판매 증가 및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기대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LG화학도 중국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심리 등으로 주가가 오르는 등 LG그룹주가 모두 바닥을 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대외 호재도 잇따랐다. 애플이 ‘아이폰5’ 주요 부품공급에서 삼성전자를 배제했다는 소식에 LG계열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며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LG디스플레이는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만7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상사는 실적의 발목을 잡던 악재가 해소되는 모습이다. 오만 8광구 원유생산이 재개됐다는 소식 덕분에 7.52% 급등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던 오만 8광구의 파이프라인 교체작업이 마무리됐다”며 “4분기부터 20% 증산효과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페이스샵’ 브랜드를 앞세워 상반기 중저가 화장품 시장을 주도한 LG생활건강과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통해 통신시장에서 경쟁력을 되찾고 있는 LG유플러스도 8월 들어 11.2% 오르며 LG그룹 주가가 상승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겹호재 맞은 LG 지주사

그룹 계열사들의 실적개선 효과에 힘입어 지주사인 LG도 이날 3.54% 오른 6만4300원에 마감했다. LG 주가는 지난 5월부터 5만원대에서 답보하다 6월 저점을 형성한 뒤 이날까지 19.7% 상승했다. 강은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핵심 자회사인 LG전자 주가가 상승하고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지주사의 순자산가치도 상승하고 있다”며 “LG의 목표주가를 8만5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4.7%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LG실트론의 상장이 추진되고 있는 점도 LG그룹에 대한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일감 몰아주기 규제 이슈가 부각돼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졌던 비상장 계열사인 서브원과 LG CNS에 대한 규제리스크는 시장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LG실트론 상장이 다시 추진되고 있는 점이 투자심리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