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는 올 들어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 상반기 유동성 랠리가 펼쳐질 때도 제약주 주가는 줄곧 하강 곡선을 그렸다.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 여파로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외면받았다.

유나이티드제약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초 반짝 상승세를 보이며 7380원(2월8일)까지 올랐던 유나이티드제약은 2월 중순께부터 하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해 한때 5000원 선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지난달 초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제약업황이 2분기에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퍼지고,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방어주’ 성격을 띠는 제약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유나이티드제약 주가는 최근 지난 7월 말 대비 10% 가까이 상승하며 6000원대로 올라섰다.

2분기 실적이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352억원이었다. 영업이익 역시 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줄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예상한 영업이익이 20억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위원은 “평균 14% 내외의 약가 인하 영향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4.9% 감소에 그친 것은 매출량이 10% 이상 증가한 데다 수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의 2분기 국내 매출은 7% 감소했고, 수출은 30% 증가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하반기에도 2분기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SK증권은 유나이티드제약의 영업이익이 3분기 32억원, 4분기 3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65억원에서 187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흥국증권은 유나이티드제약의 강점으로 제품 포트폴리오의 성공적인 전환을 꼽고 있다.

김현욱 흥국증권 연구위원은 “우수한 연구·개발 능력과 경쟁력 있는 품목 선정을 통해 항생제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순환기 및 소화기 등으로 넓히면서 성공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대부분 국내 중소 제약사들이 ‘퍼스트 제네릭’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유나이티드제약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산 신약과 개량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개량 신약은 약가 인하 정책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수익성도 더 높기 때문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2010년 소염진통제 개량 신약인 ‘클란자 CR’을 개발, 최고 보험 약가를 승인받아 개발력을 인정받았다. 이 외에도 항혈전제, MRI 조영제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