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10일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정책(OMT) 조치로 유럽 재정위기 타개를 위한 밑그림이 제시된 셈이라며 단기 정책랠리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개최된 ECB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OMT'로 명명된 무제한적 국채매입 정책이 의결됐다"며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겨냥한 것으로 판단되는 이번 OMT는 재정 위기국 1~3년 단기국채의 불태화를 전제로 무제한 매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 이후 처음으로 시장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정책 대응방안이라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이번 OMT는 오는 12일 독일 헌법재판소의 유럽안정화기구(ESM) 승인 판결과 13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9월 중 계속해서 이어지는 주요 이벤트까지 정책과 기대의 공백을 완화시켜주는 측면을 긍정적일 것"이라며 "특히 새로운 정책랠리의 재개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부분이 OMT가 갖는 가장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OMT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위기를 치유하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OMT가 갖고 있는 한계점도 분명하다"며 "독일 분데스방크 바이트만 총재는 ECB 국채매입에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있고, 메르켈 총리의 암묵적 지지가 있었다고는 하나 독일 정치권의 입장 선회로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주중 독일 헌재 판결과 미 FOMC 등 굵직한 이슈들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1900선의 지지력을 시험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1950 포인트를 목표로 하는 단기 정책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지가 많지는 않다"며 "낙폭과대 업종으로 하반기 수주 모멘텀 회복을 통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건설과 단기 과매도 양상이 두드러졌던 IT와 자동차는 트레이딩 매수 관점에서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