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 계획(OMT) 발표 이후 급등했던 코스피지수는 10일 보합권에서 숨고르기를 보였다. ECB 정책 효과로 투자심리가 되살아났지만 주중 굵직한 이벤트들을 앞두고 관망세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완화됐지만 실물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추세적인 증시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정책 이벤트에 기댄 반짝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주말 급등 이후 전형적인 관망흐름으로 돌아섰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1930선에서 위아래 10포인트 정도의 좁은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중형주가 다른 대형주보다 가격 매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수 1930선이면 가격 매력이 큰 수준도 아니다"라며 "경기 쪽에서 상승 재료를 얻기는 힘들어 보이기 때문에 방어와 성장 측면을 다 가지고 있는 게임, 인터넷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수 상승폭이 둔화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 매력이 남아있는 중형주가 나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정책 공조에 기대서 증시가 좀 더 올라갈 가능성은 있다"며 "미 FOMC에서 추가 양정완화(QE3)� 제시된다면 시장은 더 움직일 수 있지만 길게는 결국 정책 발표 이후 지표들의 개선 여부를 살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중 정책 이벤트에서 긍정적인 재료들이 나온다면 이를 계기로 단기 상승을 기대해볼 수는 있지만 이 역시 지수가 어느 정도 올라온 상태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영곤 하나태투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국내 증시는 ECB이벤트 이후 프로그램 매수 등으로 수급이 호전되면서 1925선에 위치한 20일 이평선을 회복, 추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면서도 "주중반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세가 커지면서 시장 상승 탄력은 다소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추가적으로 위로 더 오르려면 단기 정책 상승 이후에 추가적인 재료가 필요할 것"이라며 "결국 미국 의 QE3 여부가 관건인데 주말 발표된 고용지표만 가지고는 QE3 실행 여부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곽 연구원은 이어 "미국과 유럽의 정책 이벤트들을 소화하면서 강한 상승세보다 점진적인 약세 전환 가능성이 크다"며 "1950선 가까이에서는 주식 비중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