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차단·미백·주름개선 등의 기능은 비슷한데도 비비크림의 가격 차이는 최대 15배나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리화장품 스킨푸드 쿠지인터내셔널 등 중소기업 제품의 단위가격(10㎖당)이 2000~4800원인 데 비해 아모레퍼시픽(3만원), 에스티로더(2만원), 랑콤(1만5000원) 등이 만든 제품의 단위가격이 훨씬 비쌌다.

이런 사실은 10일 소비자시민모임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시중에서 잘 팔리는 비비크림 20개 제품을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조사한 결과 나타난 것이다.


두리화장품(자생연 윤 비비크림), 스킨푸드(머쉬룸 멀티케어 비비크림), 쿠지인터내셔널(쿠지 플라워톡스 쓰리액션수퍼 비비크림)의 단위가격은 각각 4800원, 2580원, 2000원으로 저렴하면서도 자외선 차단 기능성 성분(에틸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함량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기준(100g당 7.5g 미만)에 적합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라이브화이트 멜라디파잉 비비크림), 이엘씨에이한국유한회사(에스티로더 사이버화이트브릴리언트셀엑스트라 인텐시브비비크림 멀티-액션포뮬라), 엘오케이유한회사(랑콤 유브이엑스퍼트 지앤쉴드 비비컴플리트), 해브앤비(닥터자르트 프리미엄 뷰티밤)의 제품은 단위가격이 1만2000~3만원으로 고가임에도 자외선 차단 성분이 식약청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김재옥 소시모 회장은 “자외선 차단 기능을 하는 성분이 에스티로더는 11.338g, 랑콤은 8.441g, 아모레퍼시픽은 7.868g, 닥터자르트는 7.77g으로 식약청 기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트러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해당 제품엔 이외의 다른 자외선 차단 기능성 성분들도 섞여 있긴 하지만 같은 효능을 가진다는 전제 아래 가격이 훨씬 저렴한 국내 중소기업의 제품 3개를 추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시모는 미백·주름개선 기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모두 적합했지만, 또 다른 자외선 차단 기능 성분(징크옥사이드)의 배합한도를 식약청에 신고한 것보다 2.3~3.4배 많이 넣어 만든 엔프라니, 한스킨, 네이처리퍼블릭 등의 12개 제품에 대해선 제조상 품질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징크옥사이드의 안전한 배합한도는 100g당 25g으로, 12개 제품 모두 25g을 넘어서진 않았지만 식약청에 승인을 요청할 때 제출한 수치보다 실제 배합량이 훨씬 높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사내 모든 제품의 품질 기준을 의약품 생산기준에 맞출 정도로 철저히 하고 있고 내부에서 동일한 제품으로 6차례 실험한 결과 에틸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함유량 7.1~7.3g으로 매번 적합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 비비크림

blemish balm cream. 피부 재생 및 메이크업 기능을 하는 화장품이다. 독일 피부과에서 피부 재생을 위해 만든 제품이 시초로, 국내 업체들이 자외선 차단·미백 등의 기능을 넣은 ‘메이크업용 화장품’으로 개발하면서 유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