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3분기 프리어닝시즌에 돌입했다. 어닝시즌(실적 발표 기간)이 시작되기 약 한 달 전부터 어닝시즌까지의 기간을 뜻하는 프리어닝시즌은 3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는 시기다. 증권업계는 정보기술(IT) 경기소비재 금융 필수소비재 의료업종의 3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뚜렷하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적이 좋지 않았던 작년 3분기와 비교해 나아지는 만큼 이를 확대 해석해선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 뚜렷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 증권사 3곳 이상인 114개 종목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지난 7일 기준)는 33조3447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6016억원)보다 15.7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은 2분기에 총 23조8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30조4076억원) 대비 21.66%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IT 영업이익이 132.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자동차 유통 등이 포함된 경기소비재(14.64%) △금융(9.59%) △식음료주가 주축이 된 필수소비재(4.70%) △의료업종(3.21%)이 개선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작년 3분기에 기업들이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으로 좋지 않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이른바 ‘기저효과’에 따른 수치상 효과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3분기와 비교한 기저효과가 포함된 데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 등에 따른 경기 회복 가능성이 추정 실적에 일부 반영됐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점을 향해가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3분기에 전년 동기(5조2964억원) 대비 77.95% 증가한 7조56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분기 영업이익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올 3분기를 정점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4분기부터는 이전과 같이 폭발적 증가세를 나타내지 못할 것이라는 게 근거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조4134억원으로 3분기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주 역시 3분기에 양호한 성과를 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아차(34.22%)와 현대모비스(8.99%) 등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경기 둔화와 노조 파업에 따른 지난 8월의 부진이 덜 반영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7일 기준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2622억원으로 1개월 전(2조2612억원)보다 0.04% 감소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경제활력 대책’은 자동차업종의 4분기 실적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식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발표도 자동차업종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정유주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업종의 경우 유가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7.82%) GS(6.49%) 에쓰오일(2.07%)은 한 달 전보다 영업이익 추정치가 증가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