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24)가 미국 LPGA투어 킹스밀챔피언십(총상금 130만달러)에서 이틀에 걸쳐 연장 9번째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폴라 크리머(미국)를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신지애는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리조트의 리버코스(파71·6384야드) 16번홀(파4·405야드)에서 재개된 연장 9번째홀에서 파를 기록, 보기에 그친 크리머를 누르고 22개월 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통산 9승째.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

둘은 이 홀에서 드라이버샷을 안전하게 페어웨이에 떨궜다. 크리머는 174야드 지점에서 5번 아이언 두 번째 샷을 간신히 그린에 올렸다. 신지애의 6번 아이언 두 번째 샷은 홀 왼쪽 3m 지점에 멈췄다. 크리머의 10m 버디 퍼트는 홀을 1.5m가량 지나쳤다. 신지애의 내리막 버디 퍼트도 홀 우측으로 흘렀다.

승부는 파 퍼팅에서 갈렸다. 크리머의 파 퍼트는 홀 벽을 맞고 튀어 나왔고 신지애는 침착하게 50㎝ 파 퍼팅을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신지애는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온 순간이었다. 아버지가 이 자리에 함께 있어 기쁨이 더욱 컸다”고 말했다.

신지애와 크리머는 전날 열린 대회 마지막날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동타를 이뤘다. 둘은 18번홀(파4)에서 8번째홀까지 가는 연장전을 치렀으나 모두 파로 비겼다. 대회조직위원회는 해가 저물어 경기를 중단시켰고 10일 오전 9시(한국시간 10일 오후 10시)에 16번홀(파4)부터 연장전을 재개하기로 했다.

LPGA 투어 역사상 서든 데스 방식의 최장 연장전은 1972년 코퍼스 크리스티 시비탄 오픈에서 나온 10번째홀이다. 이 대회에서는 조 앤 프렌티스가 연장 10번째홀에서 샌드라 파머와 케이시 위트워스를 꺾고 우승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