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내수부양 정책 관련주(株)들이 외국인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어 향후 주가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날 주식시장에서 내수부양 수혜주인 자동차주와 대형 건설주를 동시 매집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주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 결정으로 소비심리 회복이 예상되고 있고, 건설주도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주택전매 허용 등 잇단 부동산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 심리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인은 이날 낮 12시54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를 약 86억원 어치 순매수 중이고, 기아차도 37억원 가량 사들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대표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도 외국인의 매수세(약 29억원)가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일 사흘 만에 현대차 재매수에 나선 이후 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은 유비에스, 메릴린치, 맥쿼리 증권사 창구로 매수 주문이 몰리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전날부터 외국인이 재매수 중이다.

외국인은 또 대형 건설주도 일제히 순매수 중이다.

개장 이후 지금까지 이들은 현대건설을 42억원 가량, 삼성엔지니링을 39억원 어치, GS건설도 32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특히 최근 GS건설의 보유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지난 5일 이후 닷새 연속 '사자'를 외치고 있다. 현대건설은 3거래일 연속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의 매수 기조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주와 건설주는 장중 내내 보합권에서 혼조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내수시장 활성화 의지로 인해 소비심리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번 개별소비세 인하는 2009년 금융위기 시기 때 실시했던 방안에 비해 금액이 다소 작아 그효과가 3년 전보다 크지는 않겠지만, 분명히 소비심리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올해 들어서 국내시장 수요는 둔화세가 지속되다가 지난 8월엔 전년보다 무려 20% 이상 판매가 줄었다"고 지적한 뒤 "무엇보다 기아차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 기간과 신차출시(K3)가 맞물려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그는 "여기에 전반적으로 1000cc 미만의 경차가 없는 현대차와 수입차는 전모델이 개별소비세 감면 대상에 포함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날 주택거래 활성화 등 재정지원 강화대책을 내놓았고, 이 가운데 연말까지 미분양주택에 대한 양도세 5년간 100%, 취득세 50% 감면 방안 등이 시장에서 부각됐다.

박상연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단기적으로 주택거래 활성화에 효과적일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주택정책 외 사회간접자본(SOC) 및 공공건축 부문 대책 발표 역시 정부의 건설 부양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외국인은 내수부양 관련 수혜주 이외에 통신, 게임 등 전통 내수주에 대한 매수세도 늘려나가고 있다.

독일 헌법재판소 유로안정화기구(ESM) 위헌 판결,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9월 동시만기일 등 대내외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 내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외국인은 현재 KT(약 120억원), 엔씨소프트(32억원), KT&G(30억원), SK텔레콤(25억원), 현대백화점(21억원) 등 일부 내수주를 선별해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