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별 평균 1.5% 할인, 차값 벤츠 최대 410만 원 ↓

정부가 10일 자동차에 붙은 개별소비세를 낮추기로 발표해 수입차 구매자들도 가격 혜택을 받게 됐다. 수입차 업계는 소비세 인하 효과에 힘입어 판매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수입차 업체들은 이날부터 올 연말까지 2000cc 이하 승용차의 개별소비세를 현행 5%에서 3.5%로, 초과 차량은 8%에서 6.5%로 각각 1.5%포인트씩 인하한다.

이에 따라 지난달 시장 점유율 68%를 넘긴 독일차 업체들은 판매 공세를 더욱 강화하게 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소비세 인하 조치로 최저 40만 원(0.9%)부터 최대 410만 원(1.4%)까지 차종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소비자 가격 6880만 원에 팔리던 E300 BlueEFFICIENCY 엘레강스는 80만 원(1.2%) 싸진다.

일본차 업체들도 소비세 인하 혜택을 내세워 막바지 고객 잡기에 나선다. 한국도요타는 뉴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를 각각 40만 원, 50만 원 인하한 가격에 팔 계획이다.

렉서스 브랜드의 경우 RX350은 70만 원, GS350은 80만 원 내려가는 등 모델별로 최대 190만 원까지 떨어진다. 렉서스 관계자는 "오는 13일 출시하는 신형 ES에도 세급 인하분을 적용한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혼다코리아의 주력 모델인 어코드는 50만~60만 원, CR-V는 30만~50만 원 등 평균 50만 원 싸진다고 밝혔다. 미쓰비시는 랜서와 RVR, 아웃랜더 등 차종에 따라 50만~90만 원 저렴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BMW·닛산 등 일부 업체는 소비세 인하와 관련, 본사와 협의를 하지 못해 아직 구체적인 가격 인하분을 책정하지 않았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2013년형 모델을 포함 포드 및 링컨 차량을 대상으로 최대 70만 원의 가격인하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토러스 등 주력 모델의 인하 폭은 공개하지 않았다. 포드 관계자는 "차종별 세부적인 가격표는 본사 확인을 좀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비세 인하로 국산차 업계는 침체에 빠진 자동차 산업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평균 40만 원 안팎의 할인 효과에 그치는 점을 들어 자동차산업 경기 부양책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산차 점유율 80% 이상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노후차 보조금 및 특별 프로모션을 통해 차종별로 최대 150만 원의 추가 할인 대책을 내놨다.

반면 수입차 업계는 세급 인하 효과가 수입차 판매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국내 시장에서 올해 12만 대 판매를 점치고 있다. 올 1~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8만3583대. 지난 6개월 연속 월 평균 1만대 이상 수입차가 신규 등록된 점을 감안하면 12만 대 판매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예상치 못한 호기" 라며 "올 하반기 내수시장 침체 요인을 뚫을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