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회사원' 제작보고회.."곽도원은 행복 바이러스"

"소간지란 별명을 가진 다음부터 모든 걸 그렇게 봐주시는데 평소엔 후줄근하게 다니거든요(웃음)."
12일 영화 '회사원' 제작보고회에서 주연배우 소지섭은 그동안 보여준 멋있는 이미지 때문에 평범한 회사원 연기가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멋을 안 부린다는 게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게 한다"며 "최선을 다해 회사원처럼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소지섭은 이 영화에서 살인청부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의 비애를 연기했다.

회사의 지시로 살인해야 하는 인물을 연기한 그는 이번 영화에서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했다.

"(극중) 총을 많이 맞아봤지만, 쏴본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액션도 러시아 특수부대원들이 한다는 '시스테마'라는 액션인데 아주 어려웠습니다. 실제 타격 위주로 해서 정말 많이 맞고 때렸거든요. 특히 여자 분이랑 하는 액션이 있었는데 실제로 많이 때려야 해서 그만 하고 가고 싶더라고요.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는 또 함께 출연한 배우 곽도원을 가리키며 "이 덩치에 풀 스윙으로 많이 맞아서 힘들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원빈의 '아저씨'와 비교해 액션이 비슷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빈이(원빈)처럼 멋있게 나오진 않고 다른 부분이 많이 보일 것"이라며 "특별히 걱정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이 영화가 그동안의 모든 작품을 통틀어 출연을 결정하는 데 가장 시간이 적게 걸린 작품이라며 "고민을 안 하고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하기로 했다. 살인청부회사의 평범한 회사원이라는 독특한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유령'에서 함께 출연한 곽도원과의 우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곽도원 씨는 '황해'에서 처음 뵀는데 진중하고 무게 있는 분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실제 만나보니 (몸)무게만 있고 (웃음) 정말 활달해서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줬어요. 행복 바이러스 같은 분입니다."

곽도원은 이 영화에 출연한 이유로 "캐릭터 자체가 처음 하는 캐릭터였고 얍삽하고 인간의 숨기고 싶은 성격들을 표현해야 하는 역할이어서 좋았다"면서 "사실 솔직한 심정은 이미연 선배 때문에 했다. 학창시절 항상 책받침에 있던 분을 실제 본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소지섭은 "나한테 한 얘기랑 다른데요? 저 때문에 한다고 했거든요"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미연은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해 이 영화에서 소지섭이 아끼는 후배 직원(김동준 분)의 엄마 역할을 연기했다.

그는 "그동안 무거운 작품들이 많이 들어와서 공백이 길어졌다"며 "이번엔 비중이 전에 비해 큰 편이 아니라 고민을 했었는데 소지섭이란 배우에 묻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가수로 꿈많은 십대를 보내다가 꿈을 잃고 고단한 삶을 살고 있지만 눈에서는 희망을 잃지 않은 역할이어서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로 인기가 많은 김동준은 이번 영화로 처음 연기에 도전했다.

소지섭이 아끼는 후배 역할이다.

"이번에 권총을 많이 쐈는데 군대 가면 포상 휴가는 따 놓은 당상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군대에 언제 갈 건지) 시기는 묻지 말아주세요. 열심히 활동하다 가겠습니다."

그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한 다른 멤버 시완과의 비교에 대해 "영화 촬영 시기가 '해품달'보다 먼저였기 때문에 내가 시완 형한테서 충고를 받을 입장이 아니었다"며 "서로 바빠서 볼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소지섭에게 존경심을 드러내며 "선배님이 많이 가르쳐주셨고 그때 듣고 적어놨던 걸 아직도 지갑 속에 간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는 10월 18일 개봉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