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두산 등 주요 그룹들이 테샛(TESAT)을 입사지원서에 기재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 채택한 것은 테샛의 공신력을 폭넓게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테샛은 2010년 국가공인 자격증 지위를 획득한 이후 대학생 등 2만명이 매년 응시하는 국내 최고 경제이해력 검증시험으로 성장했다. 테샛의 지위가 2년 사이 크게 달라졌고 이에 따라 기업들도 테샛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또 테샛 고득점자들이 기업과 시장, 금융을 제대로 이해하고 업무능력도 뛰어난 우수 인재라는 평가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입사지원 홈페이지에 지원자가 딴 자격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그 목록에 테샛을 명시해뒀다. 지원자는 자신이 딴 등급에 따라 1급, 2급, 3급을 골라 클릭하면 되고 최고 등급인 S급은 특급을 누르면 된다.

SK도 마찬가지다. 원서 작성 첫 페이지 중간에 있는 자격증 태그를 누르면 테샛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SK는 발급 기관과 발급 일자까지 직접 써넣을 수 있도록 해뒀다. 지원자는 한국경제신문이 발급한 자격증을 토대로 해당 사항을 입력하면 된다.

두산은 테샛의 모든 등급을 표기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S급, 1급, 2급, 3급, 4급, 5급까지 표기할 수 있다. 자격증 태그와 자격증 목록에서 찾는 방법은 동일하다.

현대자동차 포스코 CJ 롯데 한화는 자격증란에 테샛을 직접 입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은 직원들의 경제이해력이 곧 기업 경쟁력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테샛이 2010년 경제·경영 이해력시험으론 국내 처음 국가공인 자격을 획득한 이후 응시자가 늘고 있는 데다 시험 문제 등에 대한 공신력이 높아진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기업들은 대학 졸업예정자 등 테샛 응시자가 매년 2만명이 넘는 상황에서 테샛을 입사지원서에 기재할 수 있는 공인자격증으로 넣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상경계 대학 교수들이 테샛 문제를 출제하고 감수하는 만큼 입사 지원자들의 경제이해력을 제대로 측정하는 시험으로서 테샛만한 게 없다고 평가한다. 한 대기업 채용담당자는 “지금은 기업과 시장경제, 넓게는 국제경제 흐름을 올바로 이해하는 인재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경제이론은 물론 국내외 시사경제 흐름까지 잘 아는 테샛 고득점자들이 그런 인재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요 대기업과 금융사들이 테샛을 채용에 본격적으로 채택하면서 대학가의 테샛 열기는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높여야 하는 대학으로서는 업계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적지 않은 대학들이 테샛을 졸업 인증시험이나 졸업논문 대체 자격증으로 인정하고 있다. 바로 ‘테샛 대학클럽’에 가입한 대학들이다. 한국외국어대, 동국대, 한림대, 방송통신대, 강원대, 경기대, 안산대 등 13개 대학의 경제·경영학과 학생은 테샛 3급 이상을 따 제출할 경우 졸업논문이나 졸업시험을 통과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이들 대학은 다소 형식적인 졸업논문보다 국가공인 자격증인 테샛이 학생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테샛 자격증은 금융권 입사지원에서도 기재할 수 있는 등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학적 사고와 국내외 경제상황을 잘 알아야 하는 직종의 성격이 테샛 인재상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테샛은 매년 2, 5, 8, 11월 네 차례 정기시험을 치르며 경제이론, 시사경제·경영, 상황판단 등 세 분야에서 80문항(300점 만점)이 출제된다. 17회 시험은 11월11일(일)로 예정돼 있다. 문의 (02)360-4055

고기완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