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원리주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 전반에 걸쳐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통해 이슬람 공동체의 순수성을 지키고자 하는 종교적 이념을 뜻한다. 하지만 석유 등 자원을 노린 서구 열강들이 잇따라 아랍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최근에는 특히 외세를 배격하고 강한 이슬람을 만드는 것을 이상으로 삼고 있다. 서방 세력과 갈등을 빚는 이유다.

아랍권에서 대표적인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로는 이란이 꼽힌다. 1979년 이슬람혁명이 일어나고 호메이니가 사실상의 지도자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되면서 이란은 서방의 골칫거리가 됐다.

이슬람 원리주의 정치세력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과 과격파인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대표 격은 무슬림형제단이다. 올해 치러진 대선에서 이집트 사상 처음으로 이슬람 원리주의자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회원 및 지지 세력이 500만~1000만명에 이른다.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오래된 이슬람주의 단체다. 무슬림형제단원들이 탄압을 피해 시리아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으로 망명하면서 조직이 중동 전역에 퍼져 있다.

무슬림형제단의 기본적인 목표는 정치적·사회적 활동을 통해 사회를 개혁하는 것이다. 종교인이 아니라 ‘무슬림 사회 개혁’이란 목표에 뜻을 같이하는 변호사 의사 사회운동가 등이 1928년 설립했다. 이들은 교육·의료 분야의 자선 활동을 통해 서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이집트 정부가 자신들을 불법세력으로 간주하자 1948년 마흐무드 파흐미 노크라시 총리를 암살했다. 이후 수십년간 탄압을 받다 작년 이집트 혁명을 주도하면서 핵심 정치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