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3차 양적완화(QE3) 조치에 힘입어 2000선을 돌파한 코스피지수는 이번주에도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될 종목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은 투자 전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200에 속하는 대형주 중 외국인의 쇼트커버링(빌려서 팔았던 주식을 갚기 위해 되사는 것)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과 유가증권시장 업종 대표주 중 외국인 지분율이 고점 대비 낮아진 종목이 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대형주 추가 매수 전망

이번주 초 증시는 QE3에 따른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6일 “QE3 결정 시기가 예상보다 빨랐고 규모도 무제한인 만큼 주 초반까지는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 외국인의 주식 매수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순매수는 과거 두 차례 양적완화 조치의 경험으로 볼 때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위 안에 드는 대형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QE1 랠리 기간(2009년 3~9월)에 전체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26조8712억원)의 98.48%(26조4638억원)를 대형주를 사들이는 데 썼다.

QE2 랠리(2010년 8월~2011년 1월) 때도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수 금액(13조3233억원)의 80.66%(10조7475억원)가 대형주 몫이었다. QE3 발표 직후인 지난 14일에도 외국인은 순매수 자금(1조2830억원)의 95.02%인 1조2191억원을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에 집중 투자했다.

○외국인 지분율 낮아진 종목 주목해야

이런 추이를 볼 때 길게 보는 투자자라면 각 업종 대표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외국인은 시가총액이 가장 크고 1등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업종 대표주를 포트폴리오에 먼저 편입하기 때문이다.

13일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2008년 9월15일) 이후 최고치보다 낮아져 추가 순매수가 기대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 대표주는 삼성전자 유한양행 한국전력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LG화학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8개 종목이다.

외국인 지분 제한이 있는 SK텔레콤을 제외한 7종목은 QE2 랠리 기간에 외국인 지분율이 최소 0.44%포인트, 최대 5.1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21.11%) 현대건설(37.50%) LG화학(27.65%) SK이노베이션(65.58%)의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17.64%)을 앞질렀다.

○쇼트커버링 예상 종목도 유망

유동성 랠리가 진행되며 외국인의 쇼트커버링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오를수록 공매도(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파는 전략)했던 외국인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되사서 주식을 갚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7일부터 13일까지 전체 거래량 중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20개 종목 중 14일 대차 잔액(빌린 주식 수)이 감소하며 쇼트커버링이 진행된 종목은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 4개다. 이 중 신세계를 제외한 세 종목은 외국인 순매수로 코스피지수 상승률(2.92%)을 앞질렀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