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 시대 열린다] "홀로그램 기술분야 전문인력 부족…정부 장기지원 필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문가 좌담 - 홀로그램사업 청사진과 전망
홀로그래피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1년부터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 등은 홀로그램 핵심 원천기술 개발, 콘텐츠기술 개발, 인간과 홀로그램 간 감성적 교감을 가능케 하는 홀로그래픽 원천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연구소와 대학도 힘을 합쳐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려한 색상 및 추상적인 효과의 묘사, 완벽한 3차원 물체를 재현할 수 있는 홀로그램은 문화 및 예술 등에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이에 따라 홀로그램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과 교수들이 17일 만나 홀로그램사업에 대한 미래 청사진과 전망에 대해 토의했다. 이날 서경학 전자부품연구원 본부장과 김진웅 전자통신연구원 부장, 옥광호 한교IC 소장, 손정영 건양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사회=미래지향적 관점에서 홀로그램 사업의 파급효과는.
▷서경학 전자부품연구원 본부장=레이저 프린터와 복사기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누구도 그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무실에는 레이저 프린터와 복사기가 필수적인 사무기기로 자리하고 있으며, 이들이 없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이와 같이 홀로그래피 사업에 의해 우리는 지금보다 월등히 향상된 생활환경에서 살고 있다. 홀로그래픽 의료기기로 인해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의 세포단위에서의 조기 진단이 가능해져 건강한 삶을 유지한다. 또 높은 효율을 갖는 홀로그래픽 태양광 모듈에 의해 원자력 에너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고, 홀로그래픽 보안 기술에 의해 제품 및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향상될 것이다.
▷옥광호 한교IC 소장=일본 DNP의 경우 엠보스드 홀로그램을 시작으로 인쇄 사업에 홀로그램의 장점을 결합시켰다. 위조방지 홀로그램 사업에서 세계적인 대명사가 됐다. 해외 유수의 홀로그래피 전문회사들과 협업해 현재는 홀로그래픽 전자소재 분야 및 디스플레이 부품광학소자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만 케이레이저도 사업 초창기 품질을 인정받지 못했지만 인쇄 포장용 엠보스드 홀로그램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또 담배케이스, 화장품케이스, 인쇄물 등의 엠보스드 홀로그램 제품 대부분이 대만의 케이레이저 제품이 수입된다. 국가별 사업 전략 케이스를 참조하면 홀로그램 사업은 한국이 가진 강점인 전자부품소재, 디스플레이, 3D 디스플레이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국내 홀로그램 산업의 현재 위치는.
▷김진웅 전자통신연구원 부장=홀로그램 기술의 응용 분야는 매우 다양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홀로그램 산업은 주로 지폐, 신분증 및 상표 등의 위변조 방지를 위한 보안 인쇄 분야에 머물러 있다. 그 규모나 관련 기업의 수도 적다. 이는 엠보싱 홀로그램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값싼 홀로그램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이며, 아직 선진 외국과 차이가 있어 고급 지폐용 기술은 외국이 독점하고 있다. 개발 중인 차량용 HUD 기술도 많은 특허를 선진국이 선점한 상태다. 이러한 홀로그램 산업 분야는 B2B(기업 간 거래) 분야가 중심이며, 일반 소비자를 위한 응용 제품이나 산업화는 아직 전개되지 않고 있다.
▷서 본부장=5만원권 지폐를 비롯한 ID 보안카드 및 여권, 홀로그램 정품 스티커 등 일상생활에서 홀로그램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쉽게 인지하지 못하지만 모바일 단말기에 들어 있는 카메라 렌즈 등 다양한 산업 제품에 홀로그래픽 기술이 포함된 제품들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홀로그래피 산업은 몇몇 중소기업에만 형성돼 있다. 이들 중소기업은 홀로그램 정품 스티커를 비롯한 몇몇 제품을 생산한다. 높은 수준의 홀로그래픽 기술이 요구되는 지폐 및 여권 등 홀로그래픽 기술이 포함된 산업 제품들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곧 국비 유출과도 연관된다. 향후 홀로그래픽 기술에 의한 제품들은 늘어갈 것이며, 그 활용도 증대될 것으로 본다. 국가 경쟁력 확보 및 국비 유출을 막기 위해 홀로그래픽 기술 개발과 이를 통한 중소기업 지원 등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국내 시장 동향은
▷손정영 건양대 교수=영상·디스플레이 산업을 제외한 홀로그램 사업은 각 산업분야별 요소 및 부품기술로 사용된다. 하지만 우리 산업구조의 특성은 홀로그램기술의 접목을 위한 기술 수준에 아직 못 미친다. 홀로그램 기술 수요가 많지 않아 홀로그램 사업에 관한 한 아직 후진국 수준이다. 보안 및 포장지 산업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세계적인 우위를, 회절 광학소자의 경우는 대만이 우위를 가지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사회=홀로그램 사업에 대한 수요가 산업계에 있어야 할 텐데.
▷김 부장=홀로그램 기술의 적용 분야는 상당히 다양하고 넓다. 이미 인쇄 보안 분야는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산업 디자인이나 광고 등 목적의 3차원 사진 인쇄 분야는 향후 수년 내에 상용화가 예상된다. 홀로그래픽 TV처럼 기술 성숙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분야도 있다. 따라서 응용 분야별 상용화 로드맵을 잘 만들고 이에 따른 연구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국내 디지털 디스플레이 및 방송통신 분야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기반 기술과 디지털 홀로그래픽 기술을 잘 연계하면 향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
▷옥 소장=홀로그래픽 3D 디스플레이라는 장기적인 측면과 홀로그래피 관련 원천 기술, 상용화 시스템 및 제품 개발 등 단기적 차원의 추진이 필요하다.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부분에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1971년 홀로그래픽 기술로 데니스 가버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에 의해 유일하게 산업화에 성공했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지폐, 여권, 주민증 등의 위조방지에 적용됐고, 제품의 포장 장식 등에 사용되는 엠보스드 홀로그램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 할지라도 대량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술로서는 산업적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다.
▷사회=국내 홀로그램 기술개발 특허와 관련된 연구개발 전략은.
▷손 교수=홀로그램 기술은 한국이 향후 개발해야 할 10대 유망 기술의 하나로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의 홀로그램 관련 기술은 그 수요와 시장규모가 협소해 디스플레이 차원을 제외하고는 빈약한 수준이다. 경쟁력 있는 기술특허는 전무하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나 관련 콘텐츠는 지경부 및 문화부의 지원으로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어 조만간 기술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수준의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개발은 우리가 기술 우위에 있는 정보통신 및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기술경쟁력 및 시장 경쟁력 확보를 가능케 하는 인터렉티브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및 관련 콘텐츠와 디스플레이용 재료 및 구조의 개발을 중심적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서 본부장=해외에 비해 국내 기술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홀로그래픽 응용 및 산업기술은 아직 성숙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핵심 원천 기술 확보가 용이하다. 향후 미래 시장에서 홀로그램 특허에 대해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기술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회=홀로그램 산업 관련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손 교수=홀로그램 관련 기술개발은 후발주자로 작년부터 지원된 지경부의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기술과 문광부의 홀로그래픽 콘텐츠 기술개발이 유일한 정부 지원이다. 우리나라는 홀로그램 기술 분야에 손꼽을 정도의 전문 기술 인력만을 가지고 있다. 과제 지원 이후에 기술개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선진국 기술 수준의 확보와 기술 저변 확대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미래 기술로 선점화하는 차원에서 나노기술에 버금가는 장기적 측면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옥 소장=홀로그램 산업의 궁극적 목표인 홀로그래픽 TV의 상용화, 대중화는 아직 먼 이야기다. 하지만 융합을 통해 홀로그램 산업이 단계적으로 성장해 갈 때 목표 달성의 시간은 더 단축될 것이다. 스마트폰 이후 산업 전 분야에서 많은 파생상품이 창출될 것이며 홀로그래피를 통해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다. 2010년 이후 보여주고 있는 홀로그래피에 대한 정부 차원의 큰 관심과 지원으로 인해 홀로그램 산업의 저변 확대가 보다 빨리 이뤄지게 될 것이다. 미래의 홀로그래피 세상을 선도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