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자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미국 3차 양적완화(QE3)에 따른 '유동성 랠리'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펀드 투자시점을 노리는 전략도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ETF 제외)에서 자금이 1692억원 가량 순유출됐다. 5거래일 연속 자금이 이탈한 것이다.

지난 6일 코스피지수 1900선이 무너지자 일중 1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되면서 자금 흐름은 개선되는 듯 했다. 하지만 증시가 다시 급등세를 보이자 신규 투자자금 유입은 감소하고 환매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플러스(+)권으로 속속 전환, 이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펀드의 최근 1주일 평균 수익률은 3.42%를 기록했다. '한국투자한국의힘 1(주식)(A)'의 수익률이 4.51%로 개선되는 등 666개 펀드가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았다.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의 1주일 수익률이 9.40%로 뛰는 등 증시 상승에 레버리지펀드가 상위 10위권을 독차지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1800선대에서 대거 유입된 자금들이 코스피 2000선대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가 좀더 상승탄력을 받는다면 기관들의 자금도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코스피지수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 상단이 1950선에서 'QE3' 효과로 약 2050선까지 올라서면서 펀드 환매 카드를 만지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원소윤 한화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 "그동안 펀드 투자로 손실을 봤던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예상보다 강한 'QE3' 정책으로 시장 신규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공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 애널리스트는 "유동성 장세가 기업들의 실적발표 시즌에도 이어지는지 여부는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국내 주식형 펀드는 지난 2분기 큰 조정 이후 계속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돼 왔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증시 단기 조정기나 변동성 확대시 적극적으로 펀드 분할매수에 나서는 것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오 애널리스트도 "기존 투자자들은 어닝시즌을 고려해 증시 상황을 살펴보면서 부분 환매에 치중하는게 좋다"며 "신규 투자자들은 변곡점에 있는 만큼 투자 기간을 길게 잡고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는 게 낫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