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매시장에서 전세가격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 낙찰되는 물건들이 속출하고 있다.

18일 부동산 경매정보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방학동 전용면적 42.9㎡의 삼익세라믹아파트는 지난 10일 감정가격(1억9000만원)의 69.3%인 1억3169만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이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9400만원으로(KB 일반시세 기준) 낙찰가와 376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경기도 김포 감정동 신안실크밸리 전용면적 85㎡도 13일 감정가(2억원)의 68.1%인 1억3620만원에 팔렸다. 전세가는 1억원으로, 낙찰가격보다 3620만원 낮다.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의 최광석 변호사는 “투자 목적으로 입찰하는 이들이 많이 줄어들면서 급매물보다 수천만원 싸게 잡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실수요자라면 전셋값에 조금만 더 보태 내 집 마련을 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수도권 지역의 감정가 2억원 이하 주택 경매물건 수는 1만674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만1521건)에 비해 5225건 늘어났다.

물건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낙찰가율은 하락세다. 수도권의 감정가 2억원 이하 주택 낙찰가율은 4월(78.6%) 이후 줄곧 떨어져 9월엔 73.3%를 기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