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눈물의 구조조정'…채권단 지원 얻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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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000억 절감…2000억 지원해달라"
쌍용 "사업대출잔액 적은편 경기침체로 일시 자금난"
채권단 "구조조정과 별개 실사결과 따라 지원 결정"
쌍용 "사업대출잔액 적은편 경기침체로 일시 자금난"
채권단 "구조조정과 별개 실사결과 따라 지원 결정"
지난 14일 서울 잠실 쌍용건설 본사 회의실은 눈물바다가 됐다. 간부 회의에서 임원들은 “젊은 직원들이 직장을 잃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며 전원 사표를 제출했다. 김석준 회장이 말없이 눈물을 훔치자 젊은 청춘을 이곳에서 보냈던 임원들의 얼굴에도 굵은 눈물 방울이 흘러내렸다.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에 직격탄
국내 건설업계 순위 13위인 쌍용건설이 ‘눈물의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장기화되고 있는 주택시장 침체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07년 이후 대구 부산 등 지방 주택시장에서 미분양이 누적되면서 경영에 위기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서울 우이동 콘도, 용인 골프빌리지 등의 사업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 결과 작년 말 사업자금 대출(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액이 1조1000억원에 달했다. 미분양 물량은 한때 3700가구에 달했다. 해외 공사에서 3000억원의 돈을 벌어 부실 규모를 줄여갔지만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5년 이상 길어지면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됐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수조원의 증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지만 쌍용건설은 증자 한 푼 없이 해외에서 번 돈으로 지금까지 버텨 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회사 매각 과정에서 신규 자금 지원이 끊기며 회사채 차환 발행을 못한 것이 자금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쌍용건설은 이번 유동성 위기만 넘기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더 이상의 부실이 발생할 여지가 거의 없다. 이 회사의 미분양 아파트는 100여가구에 불과하다. 사업대출잔액도 5000억원 수준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건설사들이 안고 있는 수조원대의 대출잔액에 비하면 양호하다는 평가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2000억원의 지원만 받으면 내년 말까지 자금 사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조기 정상화의 관건은 해외수주와 우이동 콘도 부실 문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우이동 콘도에 묶여 있는 자금이 2000억원 수준”이라며 “이것만 해결되면 당장 우량회사로 평가해도 된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건설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해외 고급건축 및 토목에 강점을 가진 쌍용건설이 20억~30억달러의 해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건설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해외수주를 얼마나 올리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채권단 “실사 이후에 판단”
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유동성 지원이 시작된 만큼 고강도 자구노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캠코 관계자는 “대주주로서 최근 700억원을 우선 지원한 데다 쌍용건설이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에 정상화 기반은 충분히 마련된 셈”이라며 “우리·산업·국민·신한·하나등 5개 채권은행도 1300억원 규모의 대출지원을 긍정적으로 확정지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들은 아직 자금지원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캠코와 쌍용건설은 유동성 위기가 ‘일시적’이라고 강조하지만, 사실여부는 재무 실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은 채권단이 아니라 대주주인 캠코”라며 “현재로서는 쌍용건설의 회생자금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없는 상태여서, 구조조정을 요구할 단계가 아니었는데 쌍용건설이 선도적으로 자구안을 내놓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이번 구조조정 과정에서 김 회장이 자리를 지키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해외사업 수주 등에 역할이 크다는 평판이 있어 김 회장의 잔류를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조성근 /이현일 기자 truth@hankyung.com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에 직격탄
국내 건설업계 순위 13위인 쌍용건설이 ‘눈물의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장기화되고 있는 주택시장 침체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07년 이후 대구 부산 등 지방 주택시장에서 미분양이 누적되면서 경영에 위기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서울 우이동 콘도, 용인 골프빌리지 등의 사업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 결과 작년 말 사업자금 대출(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액이 1조1000억원에 달했다. 미분양 물량은 한때 3700가구에 달했다. 해외 공사에서 3000억원의 돈을 벌어 부실 규모를 줄여갔지만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5년 이상 길어지면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됐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수조원의 증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지만 쌍용건설은 증자 한 푼 없이 해외에서 번 돈으로 지금까지 버텨 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회사 매각 과정에서 신규 자금 지원이 끊기며 회사채 차환 발행을 못한 것이 자금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쌍용건설은 이번 유동성 위기만 넘기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더 이상의 부실이 발생할 여지가 거의 없다. 이 회사의 미분양 아파트는 100여가구에 불과하다. 사업대출잔액도 5000억원 수준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건설사들이 안고 있는 수조원대의 대출잔액에 비하면 양호하다는 평가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2000억원의 지원만 받으면 내년 말까지 자금 사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조기 정상화의 관건은 해외수주와 우이동 콘도 부실 문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우이동 콘도에 묶여 있는 자금이 2000억원 수준”이라며 “이것만 해결되면 당장 우량회사로 평가해도 된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건설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해외 고급건축 및 토목에 강점을 가진 쌍용건설이 20억~30억달러의 해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건설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해외수주를 얼마나 올리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채권단 “실사 이후에 판단”
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유동성 지원이 시작된 만큼 고강도 자구노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캠코 관계자는 “대주주로서 최근 700억원을 우선 지원한 데다 쌍용건설이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에 정상화 기반은 충분히 마련된 셈”이라며 “우리·산업·국민·신한·하나등 5개 채권은행도 1300억원 규모의 대출지원을 긍정적으로 확정지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들은 아직 자금지원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캠코와 쌍용건설은 유동성 위기가 ‘일시적’이라고 강조하지만, 사실여부는 재무 실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은 채권단이 아니라 대주주인 캠코”라며 “현재로서는 쌍용건설의 회생자금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없는 상태여서, 구조조정을 요구할 단계가 아니었는데 쌍용건설이 선도적으로 자구안을 내놓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이번 구조조정 과정에서 김 회장이 자리를 지키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해외사업 수주 등에 역할이 크다는 평판이 있어 김 회장의 잔류를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조성근 /이현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