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2000선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외국인은 여전히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지만 갈수록 매수 강도가 약해지는 모습이다. 기관투자가들은 펀드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차익실현에 주력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향방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글로벌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고,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또한 좋지 않을 전망이어서 코스피지수는 당분간 횡보할 것이란 견해가 있다. 반면 과거 1, 2차 양적완화 정책 이후의 경험에 비춰볼 때 향후 국내 증시에 유입될 수 있는 외국인 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추가 상승을 점치는 의견 또한 존재한다. 그러나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올해 연말까지의 코스피지수 고점이 최고 2100~220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증시가 가파른 상승 랠리를 펼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전에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싶은 투자자들은 종목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망종목으로는 △과거 평균 대비 저평가돼 있는 종목 △3분기 실적 전망치가 최근 상향 조정되고 있는 종목 등을 제시했다. 한국경제TV 와우넷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증권주, 중국소비수혜주, 스마트폰부품주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저평가주·실적전망 상향주 유망


추석 연휴가 지나면 주식시장은 3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 시기)에 들어간다. 따라서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들을 미리 사두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최근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기업들을 선별하는 것이다.

증권정보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중 이달 들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종목을 골라봤다.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CJ 엔씨소프트 GS리테일 GS 현대하이스코 대림산업 현대위아 등의 실적 전망치 상향이 두드러졌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지난달 말 전망치 3935억원에서 최근(18일 기준)엔 4151억원으로 높아졌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6730억원에서 7046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종목장세가 전개되면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종목들이 선전할 수 있다. 정수헌 SK증권 연구위원은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9월17일 기준)로 과거 3년(2009~2011년) 평균인 9.3배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유동성 랠리가 본격화되면 저평가된 종목들의 PER이 과거 평균 수준까지는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총 100위권 종목 중 PER이 최근 3년 평균치보다 낮은 종목은 하나금융지주 SK네트웍스 대우건설 동부화재 신한지주 LS 두산인프라코어 KT 기업은행 등이 대표적이다.

○증권주·중국소비수혜주 등도 주목

한국경제TV 와우넷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들은 추석 전에 담아둘 종목으로 증권주·중국소비수혜주·스마트폰부품주 등을 주로 추천했다.

태양 이강해 대표와 전태룡 대표는 증권주를 나란히 추천했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정책으로 유동성 랠리가 지속되면 주식시장의 거래량이 늘고, 이로 인해 증권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추천 종목은 달랐다. 이 대표는 우리투자증권을, 전 대표는 대우증권을 각각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이무학 대표는 파라다이스를 추천했다. 이 대표는 “중국은 이달 말부터 다음달 7일까지 중추절과 국경절 휴일이 이어진다”며 “이 기간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급증하면 파라다이스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호 안인기 대표 역시 중국 관광객 증가로 수혜가 예상되는 코스맥스를 추천했다.

애플이 아이폰5를 공개하면서 애플과 삼성전자 간 스마트폰 시장 패권을 둘러싼 경쟁도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KH바텍(이효근 대표), 일진머티리얼즈(이세영 대표), 삼성전기(임종혁 대표) 등이 유망종목으로 추천받았다. 이들 업체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필수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김재수 소장은 대우인터내셔널을 추천했다. 최근 정부가 셰일가스를 신성장동력 산업에 추가함에 따라 수혜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희진 대표는 풍산을 추천했다. 최근 전기동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고 방위산업 관련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