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일부 대출의 건전성이 악화해 가계부도 위험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3일 '국내은행 가계대출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야'라는 보고서에서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며 가계 차주의 부도확률이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권 내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의 연체율은 올해 1월 0.98%에서 4월 1.08%, 7월 1.13%로 계속해 확대됐다.

7월말 현재 부채 총액 대비 신규 연체발생액 비율 역시 0.20%로 전년 동월 (0.13%)이나 올해 4월(0.15%)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이는 새희망홀씨대출 등 저신용자 대출상품 취급이 늘었기 때문.

서 위원은 "가계대출 총액과 다중채무자 수는 줄고 있지만 경기부진이 계속되며 가계 대출자의 부도 확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융기관이 고위험 고객들에게 서둘러 채권회수에 나서면 연쇄부실을 촉발시킬 수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동시다발적 상환 요구를 막기 위한 금융권 공동의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이 고위험 고객군의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고객에게 먼저 채무 상담을 권유하거나 상담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은행의 선제 조치에 유인책을 제공하고 은행은 스트레스 테스트(건선성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경영전략에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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