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25일 금융기관 업종별 가계부채 위험을 분석한 결과, 제 1금융권인 시중은행은 외부충격에도 비교적 양호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제 2금융권인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의 경우 부실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권대정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이날 열린 제 4차 KIS 크레디트 이슈 세미나에서 "최근 아파트 가격 하락과 거래급감으로 가계대출 부실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고, 국내 경기가 급격히 저하되면서 금리인상 가능성과 연계된 가계부채 문제가 소득감소로 인한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에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이 공동으로 실시한 '2011 가계금융조사'를 바탕으로 금융업종별 차주의 속성을 분석하고 위험차주의 대출 및 손실 규모를 추정한 결과, 시중은행은 외부충격에도 비교적 양호한 자본적정성 지표를 나타내면서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금융권 신용경색으로 보유 금융자산 및 부동산 매각을 통해 금융기관 차입금을 즉시 상환해야 하는 상황과 함께 가계 소득이 25% 감소하고 보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수도권 -20%·비수도권 -10%) 등의 조건을 추가로 대입해도, 시중은행은 감독 기준 이상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8.0%)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시중은행의 BIS 비율이 14.3%에서 11.5%로 떨어지는데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의 경우 감독 기준을 하회하는 결과가 나와 부실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은 금융권 신용경색 가정 시 BIS 비율이 6.8%에서 4.6%로 떨어져 규제수준(5.0%)을 밑돌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가계 소득 감소와 보유 부동산 가격 하락 조건을 추가로 적용할 경우 BIS 비율은 4.0%까지 하락하게 된다고 전했다.

캐피탈사 역시 금융권 신용경색이 일어날 경우 레버리지 배율이 8.1배에서 14.3배로 뛰어 규제 수준(10배)을 벗어나게 된다. 아울러 가계 소득 감소와 부동산 가격 하락 시 배율은 16.6배까지 치솟는다.

권 연구원은 "이번 분석이 기업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에 국한됐기 때문에 경기저하에 따른 기업대출 건전성이 문제시 된다면 시중은행을 비롯한 타 금융업종의 자본비율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