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를 빌미로 과도한 반기업 정서가 확산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의 등 경제5단체장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 동반성장에 대한 재계의 역할을 당부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오찬간담회는 내수 진작과 고용 장려 등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경제5단체장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관련, “나도 공생발전과 동반성장을 얘기하고 있는데 그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보완적으로 하면서, 대기업의 문화를 한번 바꿔 보자는 것”이라며 “대기업이 잘돼야 중소기업도 잘되는 것이다. 이 문제는 정서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정서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주고, 재계는 앞으로 이렇게 할 것이니 정치권도 이렇게 해달라고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선 “경제가 어려운데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가 줄고 소비가 위축되는 것이 걱정이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고, 정부는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경제5단체장들은 “최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로 기업들의 의욕이 상실되는 측면이 있다”며 기업들에 대한 사기 진작도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또 대선을 앞둔 정치권 공약과 관련해서도 성장과 안정이 바탕이 돼야 하고, 어떤 정책을 내놓더라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장들은 특히 국회의 기업인들에 대한 과도한 출석요청이나 일부 노사 관련 입법안도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근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간 데에는 건실한 국가재정도 한몫했다고 평가했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국가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공약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 경계감을 표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추석을 앞두고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온누리 상품권(재래시장 상품권) 판매액이 두 배 정도 증가한 것과 관련해 감사의 뜻을 밝히고 “앞으로도 기업들이 온누리 상품권을 많이 이용해 주면 좋겠다. 기업들의 지원으로 젊은 대학생 등의 재능기부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좋은 일이다. 우리 사회의 나눔문화가 확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