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채에 투자하는 것이 적정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수익률만 보면 매력적이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볼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어서다. 일부에서는 3조여원이 투자된 브라질 국채가 최근 1년 동안 10%대의 손실을 입었다며 추가 투자는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다른 일부에서는 브라질 헤알화 가치의 약세 추세가 진정되고 있는 만큼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고 밝히고 있다.

○“환손실 위험 여전, 추가 투자 위험”
위험한 브라질 국채? 그래도 끌리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국채 투자에서 최근 1년 동안 10% 이상의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안으로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급락한 반면 원화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경제 여건을 반영해 강세를 보인 탓이다. 브라질 경제의 성장가도에 이상 조짐이 감지되며 최근 1년 동안 원화 대비 헤알화 가치는 17%나 추락했다. 1년 전에 브라질국채에 투자한 사람이 원화로 되찾을 때 17% 환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환손실이 17%에 달한 반면 브라질 국채보유에 따른 최근 1년 수익률은 12%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표면금리)이 연 7~8%, 브라질의 금리인하에 따른 채권값 상승률이 연 4~5% 정도다. 따라서 채권 보유에 따른 손실률은 5% 안팎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기 위해 원화를 헤알화로 바꿀 때 6%의 환전세(금융거래세)를 부담한 점을 반영하면 투자 첫해 손실률은 10%를 웃돌게 된다.

한 관계자는 “수익률만 보면 브라질 국채가 매력적이지만 환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어 투자하기엔 위험한 편”이라고 말했다.

○“환손실 위험 낮아져, 수익률 매력적”

이런 손실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최근 다시 브라질 국채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17일 브라질 국채 투자상품을 출시해 20억원 정도를 팔았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6월 브라질 국채 투자 상품을 출시했다가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자 출시 3개월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대우증권이 판매를 재개한 것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제공하는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헤알화 가치가 떨어질 만큼 떨어져 환위험도 줄었다는 판단에서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헤알화 가치가 그동안 많이 떨어져 추가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브라질 국채 판매를 재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증권도 지난 3일 브라질 국채 투자 상품을 출시했다. 이전부터 브라질 국채를 판매하고 있던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동양증권에서도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금액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국채 금리가 연 10%로 한국보다 높은 데다 한·브라질 조세협정으로 이자소득과 채권 평가차익에 비과세가 적용돼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환차손이다. 국내에서 헤알화 헤지를 위해서는 원·달러 헤지와 달러·헤알 헤지를 동시에 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한 관계자는 “헤지 비용을 감안하면 브라질 국채 수익률은 연 2%대로 하락한다”며 “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려면 헤알화 가치가 충분히 하락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백광엽/조귀동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