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선물·제수용 수산물의 원산지 둔갑 사범이 잇따라 해경에 적발됐다.

속초해양경찰서는 일본에서 수입한 냉동 명태를 러시아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려 한 혐의로 명태 가공업체 대표 A씨(31)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부산의 수입업체에서 구입한 일본산 냉동 명태 5t(시가 1억8000만원어치)을 구입, 이를 포장하면서 원산지를 러시아로 표기한 뒤 냉동 창고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산 냉동 명태의 판매량이 급감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지만, A씨는 “겨울에 황태(얼렸다 말린 명태)로 만들기 위해 가포장한 것이었을 뿐, 판매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일본산 냉동 명태가 국내 최대 황태 덕장인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나 평창군 대관령 일대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굴비 원산지 둔갑도 적발됐다. 목포해경은 이날 값싼 중국산 냉동 조기를 ‘영광 굴비’로 속여 팔아 4~5배의 폭리를 취하려 한 혐의로 수산물 유통업체 대표 박모씨(52) 등 5명을 적발했다. 박씨 등은 지난달부터 부산의 수입업체로부터 1억원어치의 중국산 냉동 조기를 사들인 뒤, 이를 영광 굴비로 둔갑시켜 판매하거나 창고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산 냉동 조기를 가공하면 영광 굴비와 구별이 쉽지 않고 판매 때 4~5배의 폭리를 취할 수 있어 이 같은 ‘짝퉁’ 굴비가 끊임없이 유통된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