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상공회의소 부회장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서 밝혀

"러시아 비즈니스 업계는 가까운 시일 내에 러시아와 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길 바라고 있다."

러시아연방 상공회의소 게오르기 페트로프 부회장은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국제무역센터에서 열린 제5차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회의에 참석해 이같은 기대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 대표단 단장을 맡은 페트로프 부회장은 "그동안은 러시아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지 못해 한국 등과 FTA 체결협상을 벌일 수 없었지만 이제 이같은 장애가 해소됐다"며 양국이 FTA 협상을 진행하기에 충분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2일 WTO 가입 협정에 따른 국내 비준 절차를 모두 마치고 공식적으로 WTO의 156번째 회원국이 됐다.

페트로프 부회장은 "러시아는 현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을 포함한 38개 국가들과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네덜란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등과의 협상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러 간 FTA 협정 체결 전망과 관련 "이제는 협상이 양국 간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와 3각 관세동맹을 체결한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등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긴 하다"며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자유 무역 노선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1년 내에는 아니더라도 가까운 장래에 한국과의 협정 체결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아직 옛 소련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과 세르비아와만 FTA를 체결했을 뿐 주요 서방국과는 협정을 맺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 측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한국 측 대표단도 동의를 표시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의 FTA 체결 현황 및 환경변화'에 대해 발표한 무역협회 조성대 연구위원은 "최근 러시아가 WTO 가입 절차를 완료하고 러-카자흐-벨라루스 3각 관세동맹도 출범시키면서 2008년 이후 중단됐던 한-러 간 FTA 체결 논의가 재개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조 연구위원은 "특히 최근 러시아가 한반도와 인접한 극동지역 진출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이러한 상황도 한-러 양국 간 FTA 체결 논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는 한국 전경련과 러시아 산업기업가동맹이 주관하던 '한-러 재계회의(2004년 설립)'와 한국무역협회와 러시아 연방상공회의소가 주관하던 '한-러 민간경협위원회(2005년 설립)'를 통합해 2008년 출범시킨 민간 차원의 협의체로 매년 양국을 번갈아 오가며 회의를 열고 있다.

이날 회의엔 한국 측에서 안현호 무역협회 부회장을 단장으로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 한진현 지식경제부 실장 등과 러시아 측에서 페트로프 부회장, 알렉산드르 무리체프 산업기업가연맹 수석부회장 등을 비롯한 양국 재계 및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된 개회식에 이어 한-러 교역투자 현황 및 환경 변화, 의료 분야 한-러 협력 방안, 에너지 현대화 분야 협력 방안 등 3개 세션 별로 심도있는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