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街)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부동산신탁회사 등 총 161개 회원사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전신인 2004년 증권업협회와 2009년 통합(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 단행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노조는 일단 지난주부터 각 부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사측이 제시한 구조조정 안건 등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 노사 양측은 최근 구조조정 협상을 진행 중이다. 명예퇴직 1순위 대상자는 5년 이상 근무자(과장급 이상), 업무 성과가 부진한 직원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서장급이 아닌 전직원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금투협은 62개 증권사와 81개 자산운용사, 7개 선물회사, 11개 부동산신탁회사 등 총 161개 회원사의 회비로 운영된다. 작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증시 침체로 관련 업계가 긴축 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금투협이 가장 먼저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잣대를 들이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투협은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과 함께 증권, 자산운용, 선물 등 3개 협회가 통합해 출범했다. 당시 명예퇴직자는 10여명으로, 대규모 인원 감축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금투협은 이에 앞서 지난 6일 54명에 달하는 보직자(부서장 17, 팀장 37, 총원대비 21.2%) 수를 23명(총원 대비 9.2%)으로 대폭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하기도 했다. 또 상무대우, 본부장보, 이사부장제를 폐지하는 등 임원도 줄였다.

한편, 이번 금투협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해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들의 구조조정 역시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국내 증권사들은 긴축 경영의 일환으로 지점수를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이달 초 한화증권과 한화투자증권(옛 푸르덴셜투자증권)의 통합법인으로 공식 출범한 한화투자증권은 117개 지점 중 28개 지점을 올해 안에 통합하거나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일부로 점포 20개 통합을 완료해 79개 지점만 보유하게 됐다. 토러스투자증권은 기존 4개 지점을 없애고 '무점포'로 운영하고 있다. 증권사 '빅3' 중 한 곳인 우리투자증권도 서울 지점 2개와 부산 지점 1개 등 총 3곳의 지점을 통합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 김효진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