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는 졸업과 함께 곧바로 산업 현장에 투입될 인재들을 양성하는 곳이다. 국내 주요 경영전문대학원들은 MBA 커리큘럼을 구성할 때 고전적인 경영학 과목들을 가르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학문과 융합한 과정을 마련하거나 ‘캡스톤 디자인(창의적 종합설계)’을 도입하는 등 실무 중심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혁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한양대 컨버전스경영 MBA는 IT 융·복합화 추세에 맞춰 지식 정보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중간·고급 관리자급 인재에게 스마트 시대에 적합한 경영 패러다임을 소개하고 있다. 개방·참여·공유의 웹 2.0 철학, 디지털 생태계, 집단 지성 등이 주요 강의에 포함된다. 문화·예술, 교통, 금융, 헬스케어 등의 융합을 통해 미래 경영 트렌드를 앞서갈 수 있는 인재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전남대 MBA는 마지막 학기인 4학기째에 그동안 배운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실제 사례에 적용하는 캡스톤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학생들은 2명씩 짝을 지어 지도 교수를 직접 선택해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주제를 선정하고 문제를 도출한 후 자료수집 및 분석을 통해 실제 활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전남대 관계자는 “캡스톤 프로젝트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실제 재학생이 다니는 회사에서 적용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숙명여대 경영대학원은 요리·제과·제빵 실습인 사브리나 워크숍을 매학기 2회 이상 개최한다. 프랑스 현지 르코르동블루와 똑같이 구성된 실습실에서 진행되며, 프랑스인 셰프의 시연에 이어 참가자들이 직접 요리를 실습하고 본인이 만든 음식을 시식할 수 있다.

건국대 MBA는 기업체 임원들을 산학 겸임 교수진(11명)으로 초빙해 실무형 인재를 양성한다. 대부분의 강의를 기업 경영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구성해 학생들에게 신제품 개발, 마케팅 모델 도출 등의 실습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외국어대는 SK 네트웍스, CJ 푸드빌 등 기업과의 산학협력 과정을 통해 학문과 실무영역의 경계선을 없애고 있다. 2008~2009년에는 재학생들이 CJ푸드빌의 패밀리 레스토랑인 VIPS 사업부와 함께 브랜드 관리와 메뉴 개발을 진행, 새로운 세트 메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국내 주요 MBA들은 경영 지식을 전수하는 것 외에도 사회 봉사, 인문학 강의, 전시·공연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있다.

연세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경영자의 윤리 의식을 높이기 위해 지난 여름 경남 진주에서 ‘해비타트 집짓기’ 봉사활동을 했다. CMBA과정에 재학 중인 정진호 씨는 “MBA 공부는 주로 영리 기업이 어떻게 이윤을 낼 것인가에 치우치게 되기 쉽지만 이번 해비타트 활동을 통해 비영리 기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