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하겠다고) 나라 곳간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경제정책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3일 “‘안철수식 혁신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경제민주화 복지 등 각종 정책과제를 책임감 있게 제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워 담을 수 없는 (복지) 공약을 내세우는 것은 안 후보 스타일도, 내 스타일도 아니다”며 “나라 곳간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그런 부분(재정 문제)에 대해서도 다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안 후보의 ‘두바퀴 경제론’과 관련, “한쪽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 또 다른 쪽에서는 혁신경제가 상호연결돼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나아가자는 게 핵심”이라며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최근 안 후보 캠프에 영입된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의 역할 분담에 대해 “외교·안보·통일 분야를 제외한 경제정책을 만드는 실무를 하는 게 내 일이고 장 교수는 나보다 연륜도 있고 해 정책 전반을 총괄하지만 ‘상명하달’식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간사를 맡고 있는 정책 네트워크 ‘내일’에 대해 “다 같이 난상토론을 하기도 하고 외부의 다양한 전문가나 일반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도 한다”며 “이렇게 모아진 각종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자는 게 바로 ‘내일’의 취지”라고 소개했다.

홍 교수는 캠프에서 고문역을 맡고 있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웠을 때 경제 수장으로서의 경험을 갖고 있는 분”이라며 “최근 경제가 위기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위기 극복에 대한) 이 전 부총리의 지혜와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했다.

홍 교수는 오는 7일께 발표할 정책 비전과 관련, “건물을 짓더라도 먼저 기본적인 골격에 대한 설계를 하고 나서 벽돌을 쌓아나가지 않느냐”며 “안 후보가 지난 7월 출간한 ‘안철수의 생각’과 출마선언문에서 밝힌 미래 지향점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각종 정책과제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치 경제 사회 행정 복지 등 분야가 한두 개가 아닌데 이걸 한꺼번에 다 발표할 수는 없다”며 “민생투어 등을 진행하면서 보다 구체적인 공약들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이어 “오는 11월 초쯤 되면 전체적 얼개가 드러나 공약집으로 정리해 발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당 기반이 없는 안 후보가 정책과제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안 후보의 비전과 정책이 정말 대한민국을 살리겠다는 국민들의 판단이 있다면 국회의원 역시 자기 당 소속이 아니라고 발목만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와 4대강 사업을 강도 높게 비판해 온 인사로 잘 알려졌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