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ELS '두자릿수 수익률' 어디 갔을까
상반기 발행 금액이 급증했던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가 하반기 들어 시들해졌다. 기대수익률이 낮아지고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발행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절대 수준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ELS 투자는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종목형보다는 지수형 상품을 중심으로 접근하라고 권고했다.

◆ELS 발행 4개월째 감소

한국예탁결제원은 3분기 ELS 발행금액이 10조2613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6.7% 줄었다고 7일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32.4% 늘었지만 발행금액이 사상 최대였던 상반기와 비교하면 투자열기가 식었다는 평가다.

당초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이 보장되고, 최고 연 20%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ELS 발행금액은 지난해 4분기 7조6044억원에서 올 1분기 13조1384억원, 2분기 14조28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 3월 발행금액은 5조591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3분기 들어 ELS 발행 규모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월별로는 5월 5조904억원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해 9월에는 3조2378억원으로 줄었다.

◆수익률 한 자릿수로 하락

ELS 인기가 한풀 꺾인 것은 수익률 하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반기에는 원금보장형 상품 중에서도 연 10%대 후반의 수익을 낼 수 있는 ELS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원금보장형 ELS의 수익률은 연 10% 이하로 낮아졌다. 확정수익형 ELS의 수익률도 연초 연 6~7%대에서 연 5%대로 하락했다 .

ELS의 구조상 코스피지수가 요즘처럼 박스권에 머물 때는 ELS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LS는 일반적으로 주가 상승폭의 일정 비율을 투자자에게 수익으로 돌려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중호 동양증권 선임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줄어 증권사가 ELS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기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자연히 낮아졌다”고 말했다.

2분기 증시 조정 국면에 조기 상환(수익 실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ELS 투자자들이 신규 투자를 꺼린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까지 겹쳤다. 금융위원회는 만기 3개월 미만 ELS와 파생결합증권(DLS) 발행을 금지하고 증권사 고유 자산과 ELS 자산을 구분해 운용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지수형이 종목형보다 안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높지 않아 당분간 ELS 수익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ELS 투자 초보자들은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보다 코스피200 등을 기초로 한 지수형 ELS 투자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지수가 개별 종목보다 가격 변동폭이 작고 증시 조정기에 원금 손실 구간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다. ELS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DLS 발행이 최근 증가하고 있지만 이 역시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DLS의 기초자산인 금 원유 등 원자재는 가격 변동폭이 주가보다 더 크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송종현/황정수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