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이어 '유전자 검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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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분석통해 발병 가능성 사전 체크
개인 맞춤약 개발 가능…제약·바이오社 제휴 활발
개인 맞춤약 개발 가능…제약·바이오社 제휴 활발
최근 병원에서 유전자검진을 받은 30대 후반 김모씨는 당뇨와 실명의 주 원인인 황반변성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 평균보다 훨씬 높다는 충격적 진단을 받았다. 검진 후 김씨는 병원 측의 조언에 따라 염도가 낮고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한 생선 위주로 식단을 바꿨다. 또 운동계획을 짜는 등 생활 패턴도 개선했다.
최근 김씨처럼 미래 병을 예측하는 ‘유전자검진’을 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유전자검진은 과거와 현재 몸 상태를 체크하는 건강검진보다 한 차원 진일보한 형태의 검진이다. 이 검진을 통해 개인별 맞춤약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제약사들도 신성장모델로 주목하고 뛰어들고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바이오벤처기업인 테라젠이텍스와 게놈분석서비스 ‘헬로진’에 대한 판매 및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었다. 뒤이어 제약업체인 SK케미칼 역시 바이오업체인 디엔에이링크의 ‘DNAGPS’(게놈분석서비스)를 놓고 비슷한 계약을 체결했다.
테라젠이텍스의 ‘헬로진’은 SNP(단일염기다형성)마커 기반 게놈분석 서비스다. SNP는 DNA 염기서열에 나타나는 돌연변이다. DNA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 등 4가지 염기가 2개씩 붙은 30억개 쌍(base pair)이 이중사슬구조로 엮여 있다. 사람은 이 서열이 99% 이상 같고, 1% 이하의 차이가 인종과 외모 등 모든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A가 있어야 할 자리에 어떤 사람은 C가, 어떤 사람은 T가 들어갈 수도 있다. 이 변이가 어떤 병에 취약성을 만들어내거나 혹은 강점을 나타내는지 입증해내는 게 SNP마커 기반 게놈 분석이다.
병에 걸린 사람들의 DNA 시료와 검진을 받고자 하는 소비자의 DNA 시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 비교 분석하는 게 유전자검진 서비스의 핵심이다.
헬로진은 올해 초부터 서울지놈클리닉 등에서 소수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 서비스를 전국 병원에 확산하는 한편 맞춤형 약품 연구개발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테라젠이텍스 관계자는 “위암 등 질환을 확인하는 SNP마커는 서양인과 동양인이 서로 다른데 헬로진은 동양인에 특화된 유전자검진 서비스”라고 말했다.
디엔에이링크는 8가지 DNAGP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장암 폐암 등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전체 한국인 발병도(기준 1) 대비 발병가능성 △본인과 속한 유전형에서 발병가능성 등을 알려준다. 예를 들면 전체 한국인 대비 발병가능성이 1.27이라면 다른 사람보다 발병률이 27% 높다는 것. 또 전체 한국인 중 12%는 본인과 유사한 위험도, 84%는 낮은 위험도의 유전형이고 겨우 4%만이 본인보다 높은 위험도의 유전형임을 알려주는 식이다.
디엔에이링크 관계자는 “한국인 수만여명의 유전체 시료를 의뢰받아 분석해 DB에 저장하고 질환감수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09년부터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과 손잡고 게놈분석을 통한 맞춤형 신약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 유전자검진
유전자검진은 혈액 등에서 DNA를 채취해 유전체(게놈) 서열을 분석, 미래에 걸릴 수 있는 병을 진단하는 검진이다. ‘개인 맞춤형 약’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