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내 쇄신 파동에 따른 수습책으로 ‘김무성(사진) 카드’를 꺼냈다. 위기의 박근혜호(號)를 구하기 위해 김 전 원내대표를 선거대책위원회 총괄 본부장으로 전격 구원등판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 때마다 그를 ‘구원투수’로 기용했던 전략이 이번에도 통할지 관심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경선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아 실무를 진두지휘했고, 친박(친박근혜) 진영 좌장으로 통했다. 그렇지만 김 전 원내대표는 2009년 원내대표 출마 및 세종시 추진 문제를 놓고 박 후보와 갈등을 겪으면서 이른바 ‘탈박(脫朴)’했다.

그러다가 4·11총선 전인 지난 3월 백의종군 선언을 하면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 후보를 측면 지원, 두 사람은 관계개선의 물꼬를 텄다.

그는 당내 대표적인 ‘전략통’이며 특유의 포용력과 친화력, 배짱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비박(비박근혜) 인사인 이재오 의원 등은 물론 박 후보와 불편한 사이인 상도동계(김영삼 전 대통령계) 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텁다.

이 때문에 ‘친박 2선 후퇴’를 주장했던 쇄신그룹과 전직 비대위원들 사이에서도 통합·화합 명분과 당내 갈등 해소책으로 ‘김무성 역할론’이 거론돼왔다.

김 전 원내대표는 박 후보 뜻에 따라 캠프 실무 총괄 사령탑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캠프 관계자는 “김 전 원내대표에게 선대위 공동의장 자리가 주어졌으나 분명한 역할이 없었다”며 “어떤 자리를 새로 맡을지 정해진 바는 없지만 선거 전략을 지휘하고 조직도 추스르는 실무 총괄본부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후보의 개인 플레이에만 의존, 제역할을 못하는 의원들과 당 조직을 독려하는 ‘군기반장’ 역할도 예상된다. 캠프의 다른 관계자는 “박 후보 단점으로 지적돼 온 당내 소통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적임자”라며 “아직 미완의 과제인 비박근혜계 끌어안기에서도 김 전 원내대표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우려 시각도 있다. 특히 비박계를 끌어안는 ‘보수 대연합론’에 회의적인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은 김 전 원내대표 영입설이 나돌 때부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