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9일 제한된 등락 속에 횡보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성장둔화 우려도 국내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뉴욕증시는 8일(현지시간)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와 미국 기업들의 실적악화 전망에 따라 소폭 하락했다.

뉴욕 다우존스산업지수는 26.50포인트(0.19%) 내린 1만3583.65로 마감했고, S&P500지수는 5.05포인트(0.35%) 하락한 1455.88를 나타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3.84포인트(0.76%) 떨어진 3112.35를 기록했다.

세계은행(WB)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8.2%에서 7.7%로, 아시아의 경제성장률을 7.2%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중국은 8.6%에서 8.1%로, 동아시아는 8.0%에서 7.6%로 각각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IMF는 8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보고서(WEO)'에서 우리나라가 올해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연례협의 최종보고서에서 밝힌 3.0%보다 0.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또 내년 성장률도 3.6%로 지난번 보고서에서 제시한 전망치(3.9%)보다 0.3%포인트 내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가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이벤트 이후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불확실한 스페인 구제금융 이슈, 3분기 어닝시즌을 앞둔 경계감 등이 코스피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며 "시장에 방향성을 결정할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스피가 유동성으로 인한 하방 경직성은 확보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어지고 있는 원화 강세로 외국인 수급 흐름이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09원대로 하락하는 등 원화 강세기조가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내년 전망의 컨센서스를 보면 대부분 연평균 수치가 1100원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 추세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중요한 역사를 쓸 때 마다 원·달러 1100원이 매우 의미있는 변곡점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조 애널리스트는 "2004년 환율이 처음으로 1100원선을 하향 이탈하면서 코스피가 장기박스권을 상향돌파하는 계기로 작용했다"며 "지난해 4월에도 일시적으로 1100원을 하향하는 사이 코스피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유입 효과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금리가 제로금리에 가까워져 상대적으로 주식 매력이 커지고 있다"며 "불경기라서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서 유동성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증시주변 자금도 풍부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긴 흐름에서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할 때에는 성장성이라는 측면에서 여러 분야에 매출을 하고 있는 대형주보다는 특정사업에 특화된 중소형주 중에서 메가트렌드에 맞는 기업이 주도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