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의 올해 경영 화두는 ‘금선탈각(金蟬脫殼)’이다. 손자병법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로 ‘애벌레가 금빛 날개를 가진 화려한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옛 모습을 과감히 던져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지역 금융그룹으로 자리잡은 부산은행이 ‘100년 은행’이라는 더 큰 꿈을 꾸기 위해서는 관습이나 관행을 던져버리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부산은행은 ‘광역채널망을 가진 대형은행’이라는 비전을 세우고 있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동남광역경제권뿐만 아니라 전국을 영업 기반으로 하는 최고의 지역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고객 가치 향상이 중요하다고 보고 은행의 조직과 제도를 고객 중심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지난 3월 취임한 성세환 부산은행장도 비전 달성을 위해 매주 4~5곳의 거래처를 방문하는 등 영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영업 지원 활동 방식도 일회성 방문이 아닌 1박2일에 걸친 체류형으로 실속있게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올 상반기 부산은행은 전 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7%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 행장은 “시중은행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이는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볼 수 있다”며 “지역 밀착 영업으로 차별화하면 고객과의 유대관계가 형성돼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밀착 영업은 다방면으로 펼쳐진다. 우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노력하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무료 경영 컨설팅’과 ‘대출 사전 제안 제도’가 대표적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에 따른 소득 감소와 내수 부진을 해결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취업지원센터 운영, 청년·프랜차이즈 창업기업 지원 등 사업을 강화했다.

서민금융 기능도 확충했다. 서민금융상담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청장년층 채무 면제를 추진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 중이다. 서민지원 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은 1089억원(9월19일 기준)에 달하고, ‘청년·대학생 고금리 대환대출’과 ‘바꿔드림론’은 180억원으로 지방은행 중 가장 많다.

또 서민경제의 주축인 지역 자영업자에게 1500억원 한도의 ‘자영업 성공시대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사회공헌 지원 사업 규모도 6개 지방은행 중 제일 크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